[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태연은 지난 9~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태연, 버터플라이 키스'(Taeyeon, Butterfly Kiss)를 개최했다. 태연이 솔로가수로서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지난 2007년 데뷔 후 처음이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서 태연은 총 22곡을 부르며 6000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태연의 '만능 보컬리스트'로서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120분이었다.
◇소녀시대의 태연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댄스도 OK, 발라드도 OK…폭넓은 음악 스펙트럼
20대 여성 솔로가수가 귀한 시대다. 최근 국내 가요계에서는 각종 차트 1위를 휩쓸 정도의 인기를 자랑하는 정상급의 여성 솔로가수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솔로가수로 데뷔한 태연은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태연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첫 번째 미니앨범으로 각종 음원, 음반 차트 1위를 휩쓸었으며, 지난달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으로도 뜨거운 인기몰이 중이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 태연은 자신이 왜 솔로가수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지를 증명해 보였다. 특히 댄스와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뽐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태연은 미니 2집 수록곡 '업 앤 다운'(Up & Down)의 무대로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쇼를 연상시키는 무대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태연은 10년차 가수다운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를 보여줬고, 함께 등장한 댄서들은 고난도의 폴댄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굿 씽'(Good thing), '패션(Fashion)의 무대를 통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태연은 '레인'(Rain), '쌍둥이 자리' 등 차분한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며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미니 2집 타이틀곡 '와이'(Why)의 콘서트 버전 안무를 처음 선보인 태연은 공연 막바지에는 미니 1집 타이틀곡 '아이'(I)를 부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태연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여 이틀 동안 총 6000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OST부터 CM송까지…다채로운 레퍼토리
태연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솔로 앨범 수록곡 뿐만 아니라 자신이 불렀던 드라마 OST, CM송을 들려줘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태연은 KBS 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OST '만약에'와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OST '들리나요'를 불렀다. 두 곡 모두 발매 당시 각종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이다. 또 태연은 생수 브랜드의 CM송으로 사용됐던 '제주도 푸른밤'과 모바일게임의 CM송 '아틀란티스 소녀'의 무대를 선보였다. '아틀란티스 소녀'는 태연의 소속사 선배인 가수 보아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노래다. 태연은 원곡과는 다른 스타일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들려주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태연은 이날 자작곡 '프레이'(Pray)를 최초로 공개했으며,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한 가수 딘(DEAN)과 함께 듀엣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또 앙코르 무대에서는 소녀시대-태티서의 '트윙클'과 소녀시대의 '지'(Gee)를 불러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 윤아, 수영은 공연장을 직접 찾아 팀 동료를 향해 열띤 응원을 보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태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최고 인기 걸그룹 메인보컬…아이돌에 대한 편견 깼다
태연은 국내 최고의 인기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서 꾸준히 활약을 펼쳐왔다. 뛰어난 가창력과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태연은 아이돌 가수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깬 주인공이기도 하다.
태연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도 인상적인 라이브 실력을 뽐냈다. 앙코르곡으로 부른 '유알'(U R)의 무대가 콘서트의 하이라이트였다. 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태연은 무반주 라이브로 이 노래를 시작했다. 이어 잔잔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줬고, 감정이 고조되는 곡 후반부에서는 폭발적인 고음을 선보였다. 폭넓은 음역대가 요구되는 노래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태연의 보컬 테크닉이 돋보였다. 공중 리프트에 올라서서 열창하는 태연의 주위로 하얀색 종이 가루가 흩뿌려지면서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태연은 콘서트 당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와이'로 1위를 차지했다. 공연 중간 이 소식을 전해듣고 팬들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 태연은 공연 직후 SNS에 "이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많은 시간동안 함께 고생했는지 몰라요. 그 안에는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우리 소원(소녀시대 팬클럽)도 포함. 정말 난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껴요 나의 28살. 나의 소중한 지금. 나의 소중한 너희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태연은 오는 8월6~7일 부산 KBS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태연이 단독 콘서트를 통해 '만능 보컬리스트'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