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기름값이 4개월여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정유업계 실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일단 국제유가가 하반기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름값 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441.26원을 기록했다. 앞서 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6일 1339.51원에서 이달 1일 1442.72원으로 연일 오름세를 보였다. 경유 역시 3월6일 1087.29원에서 이달 4일 1232.11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날 1231.09원까지 떨어졌다. 휘발유와 경유값 모두 하락 반전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다. 국제유가는 상반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논의,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돌발 사고(테러 및 화재), 미국의 산유량 감소 등 공급불안 이슈로 연일 오름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공급불안이 해소된 가운데, 브렉시트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따른 달러화 강세까지 겹치며 연일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초 배럴당 51달러까지 기록했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현재 10% 이상 낮아진 45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주유소에 가격인하 홍보문구가 부착돼 있다.사진/뉴시스
국제유가는 하반기에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를 후행하는 국내 기름값 역시 하반기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영일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를 45달러 위로 밀어올렸던 캐나다와 나이지리아의 공급차질이 정상화되고 있고, 미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 속도 역시 시추공수 증가에 따라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 측면에서도 브렉시트 이후 유로존 성장률 하락 우려와 위안화 약세 지속으로 유로존과 중국 수요 감소 가능성이 높고, 미국 드라이빙 시즌 효과도 6월을 최고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안도감도 커졌다. 상반기 국제유가가 수급이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정제마진 폭이 급격히 줄어들었던 만큼, 하반기 이에 대한 회복 기대심리가 되살아났다. 연초 배럴당 10달러에 육박했던 정제마진은 5월 한때 5달러까지 추락했으며, 현재 7달러선으로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국제유가는 수요 증가가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급격하게 오르면서 정제마진 폭 감소로 연결, 정유사들의 수익감소 우려를 불러왔다"며 "하반기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특별한 외부 요인만 없다면, 현재 정제마진 수준에서 충분히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하향 안정세 역시 완만한 기울기가 예상되는 만큼 재고평 손실도 크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