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수쟁이 래퍼' 비와이의 뚜렷한 철학

입력 : 2016-07-20 오전 10:54:4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저는 일단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고,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속되게 말하는 예수쟁이예요. 그 예수라는 존재가 제게 준 것들이 굉장히 소중한 가치예요. 예수를 믿기 전의 삶과 이후의 삶을 비교했을 때 행복이라든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요."
 
흔히 정치와 종교는 친구들끼리 얘기할 주제가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 민감한 내용이라는 의미다. 특정 정치 집단이나 종교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는 건 팬덤의 한 축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많은 연예인들은 속내를 감추곤 한다. 하지만 엠넷 '쇼미더머니5(쇼미5)'에서 우승을 차지한 래퍼 비와이는 19일 서울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묻는 질문에 분명하게 답을 내놨다.
 
비와이. 사진/엠넷
 
'쇼미5'가 한창 진행되던 때 "전도는 비와이처럼"이라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비와이는 'Forever', '데이 데이' 등 자신이 직접 쓴 가사를 통해 자신의 신앙심을 드러냈다. 기존 가수들이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현대 기독교 음악이외의 음악에서 신앙심을 드러내는 것을 삼갔던 것과 달리 비와이는 승패가 달린 중요한 순간에 신앙을 담았다.
 
"제가 종교적으로 보이려고 한다기보다는 종교가 제가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신념이에요. 그래서 제 이야기를 하는 가사에 꼭 담고 싶었어요. 제가 나타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신앙이 없으신 분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신앙과 신앙이 없으신 분들 사이에서 교집합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어쩌면 용기 없이는 힘들었을 도전은 대중의 마음을 관통했다. 민감한 주제와는 상관없이 그의 곡은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힙합이 대세가 된 최근 국내에서 비와이의 곡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악 중 하나다. 비와이는 대중의 사랑이 예상 밖이었다고 밝혔다.
 
"제 곡을 만들 때 저희 팀 모두 이 곡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적은 없었어요. 1위를 할 줄은 정말 몰랐고, 그러려고 만든 곡도 아니에요. 그냥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했는데 이런 보상을 받게 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 노래가 잘 되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앞서 비와이는 '쇼미더머니4' 3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그리고 1년 뒤 오롯이 실력만으로 9000명의 지원자 중 최후의 1인이 됐다. 1년 사이에 그는 자신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도 그 당시의 패배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실력도 분명 성장하기는 했지만, 생각해보면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요. 작년에 탈락하고 나서부터 원인을 찾다가 '내가 내 자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에 대한 자신감이 스스로 부족했는데 그 부분이 크게 바뀌었어요."
 
비와이. 사진/엠넷
 
비와이는 자신의 프로듀서였던 사이먼 도미닉(쌈디)와 그레이와 훌륭한 협업을 했다. '4위먼 도미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으며 끝없이 추락한 사이먼 도미닉과 그레이가 역전 드라마를 쓰는 데 비와이는 가장 큰 주역이었다. 그럼에도 비와이는 우승의 영광을 두 형에게 돌렸다.
 
"형들에게는 권위가 없어요. 언제나 편하게 나부터 챙겨줬어요. 정말 사랑이 많은 두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다시 '쇼미'를 한다면 AOMG에게 갈거냐고 묻는데, 난 또 그렇게 할 거예요. 형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꼭 하고 싶었어요."
 
우승자 비와이의 행보는 현 가요계의 최대 관심사다. 쌈디가 소속된 AOMG와 계약을 맺을 것인지, 준우승자인 씨잼과 7년 동안 꾸려온 섹시스트릿을 더욱 키울 것인지 관심이 높다. 뚜렷한 철학이 있는 래퍼 비와이인 만큼 어디서든 훌륭한 음악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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