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심야시간대(자정~오전6시)에 인터넷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게임산업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높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산업 진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의 '확률형아이템' 규제가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등이 참여하는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청소년보호법에 규정돼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 마이스터고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게임문화 진흥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정문경 기자
문체부가 보고한 이번 안에 따라 2012년부터 시행된 셧다운제가 4년 만에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그 대신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게임 이용을 요청하면 게임 접속 제한을 풀어조는 ‘부모 선택제’로 바꾸기로 했다. 부모 선택제가 시행되면 16세 미만의 청소년이라도 부모의 허락 절차를 거쳐 당국에 신청하면 미성년자의 ID로도 심야시간대에 게임 접속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문체부와 여가부는 막판 협상을 거친 후 20대 국회에서 부모 선택제를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 보호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화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과도한 게임 몰입에 대한 사회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시류에 따라 국가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셧다운제 완화 정책에 대해 산업 진흥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오락가락 규제가 국내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 모바일게임 업체 관계자는 “기존 규제와 비교해 연령을 낮추는 것과 달라진 게 없다”며 “모바일이 게임업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데, 지금의 셧다운제는 과거의 규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은 그래도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고 자부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며 “가뜩이나 국내 게임업계 경쟁력이 해외 업체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마저 오락가락한다”고 한탄했다.
실제 국내 온라인 게임은 외산 게임에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PC방 게임 조사 전문 업체 게임트릭스 통계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라이엇게임즈)와 오버워치(블리자드)의 PC방 온라인 게임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한다. 리그오브레전드는 203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서 규제완화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셧다운제 완화가 폐지를 위한 수순이라면 환영한다는 것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문체부가 대표적인 게임 규제인 셧다운제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에 환영한다"며 "단계적인 규제완화 방침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셧다운제 폐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업계는 낡은 규제보다 모바일게임의 수익모델 중 하나인 '확률형아이템'이 새로운 규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건 쉽게 말해 돈을 내고 무작위로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정치권에서 게임사들의 과금 유도가 과소비를 야기한다고 지적, 확률형 아이템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 정보를 명시하도록 한 것이다. 업계는 확률형아이템이 규제되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