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하투 '비상'…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에 신뢰도 '추락'

"노조 파업에 따른 제품 신뢰도 하락", "하청업체 피해는 더 커"

입력 : 2016-07-20 오후 5:30:06
올해도 어김없이 현대·기아차 노조가 임단협 교섭 결렬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경제적 피해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000270)는 노조의 파업에 따른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보다 사회적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0일 오후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에서 민주노총 주관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에 공동 참가해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005380) 노동조합은 20일 현대중공업 노조와 연대파업을 이틀째 이어가면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4시간 가량 1조 근무자 1만5000여명이 파업에 나섰다. 다행인 건 3시30분부터 일하는 2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은 정상 근무했다.  
 
전날인 19일 현대차 노조가 총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서면서 1700여대, 약 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연속 파업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 2012년 1조7048억원, 2013년 1조225억원, 2014년 9100억원을 노조 파업으로 인해 손실을 봤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 부분파업과 하루 정치파업 등으로 2687억원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내수 침체로 재고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자칫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크지만, 더 큰 문제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자동차 생산 일정 차질과 출고 지연, 초기 품질 저하와 결함 발생 가능성 증가 등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불안감에 자동차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없다. 
 
여기에 파업이 장기화되면 납품 지연 등에 따라 현대·기아차 하청업체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비판여론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 등 국가 경제를 지탱했던 제조업 기반 산업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쫓겨나며 거리로 내몰리는 노동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해 평균연봉 8000만원 이상을 받았던 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대를 넘어 비난과 지탄으로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회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청업체에 부품공급 가격을 낮출 수 있고, 하청업체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내수용 부품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까지 합법적으로 확보한 파업에 대해 기획파업이니 정치파업이니 귀족노조니 말하고 있다”면서 “임단협은 노사가 함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인데, 사측은 교섭자체를 거부하며 조합원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 3차 부품업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의 차별해소를 위한 교섭 요구를 사측이 불참하고, 마치 모든 책임이 노동자에게만 있는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영택 기자
김영택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