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대출' 승인율 50% 미만…실효성 논란

대환목적 대출 등 거부 빈번…"저소득자엔 '그림의 떡'"
"올해 10월쯤 보증한도 소진되면 은행들 사업 접을지도"

입력 : 2016-07-21 오후 6:18:19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신용도 4∼7등급자의 중신용자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사잇돌대출'이 저소득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보증기관을 끼고 사잇돌대출을 출시 후 보름동안 하루 평균 30억원씩 대출이 나갔지만 대출승인율은 5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을 충족해도 기존 대출이나 저소득을 이유로 대출 거부가 빈번했던 것이다. 은행권이 출시한 10% 안팎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놓고 실효성이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첫 판매일인 이달 5일부터 20일까지 9개 시중은행이 총 3163건, 323억8000억원의 사잇돌대출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하루 평균으로 264건, 27억원 수준으로 지원됐다며 사잇돌대출이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위가 발표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사잇돌대출의 진입 문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까다로운 심사로 지난 2주간 대출 승인율은 48%가량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대출요건인 신용등급을 충족하더라도 기존 대출이 있거나 저소득자라는 이유로 사잇돌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축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은 전력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이 많은데 "대환목적의 대출은 어렵다"는 이유로 보증서 발급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신용도별 사잇돌대출 취급현황을 보면 신용도 4~7등급자가 전체의 76.8%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1~3등급의 고신용등급자들이다. 소득별로는 연소득 2000만~4000만원대의 중위소득자자가 전체 대출자의 69.1% 차지했으며, 2000만원 이하의 저소득자에게는 7.7%에 불과했다.
 
은행이나 보증기관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다보니 대출심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수요초과 상품이라 자격 미달인 고객들이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승인율이 낮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기관에서 보증서를 발급해줘도 은행 자체 평가에서 걸러지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이나 보증기관은 사잇돌대출이 시장에 안착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하지만 보증한도가 소진되면 은행권의 사잇돌대출 취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시중은행들이 SGI서울보증과 보증보험 협약을 맺은 금액은 5000억원 한도인데, 현재 속도를 감안하면 은행권 보증 한도는 오는 10월쯤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떠안고 대출을 해야 하는데 한도를 늘리지 않는 한 사업 모델이 지속되기 어려운 형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대출운용 성과, 중신용자 평가 체계 고도화 상황 등을 판단해 추가 공급 여부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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