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무더위에 열사병 주의보

심하면 뇌손상으로 사망…충분한 수분 섭취 중요

입력 : 2016-07-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여름철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더운 곳에서 심한 일이나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 경련이 생기거나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 열사병에 노출되기 쉽다. 심하면 온열 질환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의 도움말로 열사병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는 2015년 1056명(사망 11명)이 발생했다. 남성의 경우 실외작업 중 30~60대(240명)에, 여성의 경우 논·밭 작업 중 50대 이상(84명)에서 주로 온열질환이 발생했다. 
 
우리 몸은 바깥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아서 추우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고 더우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지만, 체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바람이 불거나 공기가 건조할 때는 기온이 높더라도 땀이 잘 증발하지만, 바람이 없고 습도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다. 
 
열사병은 땀이 몸을 식혀줄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생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체온조절 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자기 의식상실에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론 현기증, 두통, 경련이 나타나거나 체온이 41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열사병에는 열경련과 열탈진, 열사병이 있다. 열경련은 여름철에 축구나 마라톤 같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땀 수분과 염분이 소실돼 발생하는 근육 경련을 말한다. 대체로 근육경련은 30초 정도가 일어난다. 심할 경우에는 2~3분 동안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다리 등 활동량이 많거나 피로한 근육에 주로 발생한다. 경련이 발생하면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근육 마사지로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열탈진은 지나친 수분과 땀을 배출해 체액 부족으로 생기며 흔히 일반인들에게 일사병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 신경 조절기능 저하, 피부혈관 확장, 탈수 등이 원인이다. 갈증, 피로감, 현기증, 두툥,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열탈진이 발생하면 염분과 수분을 보충하고 심한 경우에는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해야 한다. 
 
열경련이나 열탈진이 일어났을 때는 공기가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누워 있으면 대개 저절로 회복된다. 갈증이 나면 맹물보다는 물에 소금을 조금 타서 간간한 맛이 나도록 해서 먹으면 좋다. 사이다나 콜라처럼 단맛이 나는 음료는 좋지 않으며, 오히려 스포츠 음료가 좋다. 무더위에 장기간 노출돼 체온조절중추 기능이 마비되면 여러 장기의 손상, 특히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 또는 적절한 조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5세 이하 어린이, 고혈압·심장병·당뇨병·정신질환 등 만성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취약층은 폭염으로 건강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열사병은 심혈관계, 뇌혈관계, 호흡기 기저질환을 악화시킨다. 이런 이유로 여름철에는 병원 입원률과 사망률이 증가한다.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만성질환자의 사망률이 3%, 폭염이 7일 이상 지속시 9% 이상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바깥 온도가 매우 높을 때는 무리하게 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폭염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직사광선을 차단할 수 있는 가림막 등을 설치하도록 한다. 열 노출을 최소화화하는 활동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하면 신선한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일하도록 한다. 가장 더운 시간에는 활동량을 줄여야 한다. 일하는 동안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충분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무더운 곳에서 일할 경우에는 시작하기 전에 미리 물을 충분히 마셔주며 차와 커피나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은 땀 흡수가 잘 되는 가볍고 밝은 색의 긴팔 옷을 입고,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나 양산을 써야 한다. 평소 실내온도 26%, 습도 50~60%를 유지하도록 한다. 면과 생사 등 직물로 만든 옷은 공기가 잘 통해 땀을 증발시키고 몸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목격했다면, 우선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에 적신 얇은 천을 환자 몸에 덮어주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만약에 의식이 없다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여름철 건강수칙과 폭염 시 행동요령을 습득하도록 한다. 
 
김명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에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격렬한 실내운동으로 인해 열사병과 근육파괴(횡문근유해증)로 응급의료센터로 이송 돼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원한 실내운동에서도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중심체온 상승으로 인한 열사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무더운 날 땀이 몸을 식혀줄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자주 발생한다. 뇌 손상 시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목마르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 계층은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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