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외길에 속도를 낸다. 주력인 LCD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공급과잉 현황을 헤쳐나가는 동시에 OLED는 대형을 넘어 중소형 시장까지 넘본다. 맞수는 삼성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8551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91% 급감했다. 흑자폭이 크게 위축됐지만 시장의 예상치(347억원)는 상회했다. 17분기 연속 흑자기조도 이어갔다. UHD, IPS 인터치 제품 등 고부가 제품 출하가 늘어난 데다, 자체적인 비용절감 노력으로 업황 침체의 난국을 이겨냈다.
프리미엄 중심의 제품 믹스로 수익성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미래를 걸었다. 이날 열린 2분기 경영실적 발표회를 관통한 키워드는 OLED. 중소형과 대형을 막론하고 시장 수요를 면밀히 살펴 지속적인 성장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OLED 사업 중심의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기 투자가 중요한 만큼 시설투자(캐팩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예정된 4조원대의 투자 중 절반가량이 OLED 분야로 추정됐다. 지난 수년간 투자 집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에 재무적 체력도 튼튼하다.
현재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영역은 중소형 OLED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에 앞서 파주 사업장 내 P9공장에 6세대 플라스틱 OLED 생산라인(E6)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LED 패널 탑재가 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총 1조9900억원을 투입한다. 2018년 3분기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E6는 매달 1만5000장의 POLED를 생산하게 된다. 최근 장비 반입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 예정인 구미 E5 라인에서도 월 1만5000장의 POLED가 생산된다. 김 전무는 "POLED 가격은 기존 저온실리콘다결정화(LTPS) LCD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모바일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을 보여온 대형 OLED에서는 수율 향상, 생산성 개선 및 출하량 증가, 고객사 내 하이엔드 입지 구축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무는 "대형 OLED 패널 사업이 기술적 혁신과 고객 관점에서 가시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율이나 출하 등 모든 비즈니스가 계획된 범위 내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형 OLED TV 패널은 일본, 중국, 유럽의 여러 고객과 구체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부터 6만장 규모로 양산이 확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영업이익 기준의 흑자를 점치기는 아직 어렵지만 EBITA 기준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