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이마트(139480)의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단독입찰에 참여해 코엑스몰 위탁운영(10년)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권 쇼핑상권의 자리싸움을 선점한 신세계그룹이 백화점업계의 순위 변동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엑스몰 임차운영사업자로 최종 선정될 경우 신세계그룹은 최근 증축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코엑스몰, 오는 9월 오픈예정인 스타필드하남으로 이어지는 강남권 쇼핑벨트 구축이 가능해진다.
업계는 잠실 롯데월드몰을 둘러싸며 경쟁사 롯데를 압박하는 효과와 함께 백화점업계 2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현대백화점(069960)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무서운 기세로 신규 출점에 나서고 있는 신세계가 코엑스몰을 선점함에 따라 업계 2위 현대백화점의 발목을 잡을만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방문하려면 사실상 코엑스몰을 거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 곳을 신세계가 '점령'함에 따라 무역센터점 매출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연말 입찰전에 나설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무역센터점을 사실상 내정한 상태로, 코엑스 상권에 유독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신세계가 이 자리에 들어섬에 따라 현대백화점이 구상했던 코엑스 쇼핑타운 조성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일종의 '알박기'가 가능해졌다.
한편 이번 코엑스몰 위탁운영입찰의 우선협상자 선정에 따라 신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코엑스몰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엑스몰의 임대수익은 500억원대 초반인데 반해, 이번 입찰의 최저이익보장금액(MRG)은 600억원으로 최소 1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10여년간 코엑스몰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현대백화점이 입찰을 포기한 배경도 이 같은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2년 리뉴얼을 단행한 코엑스몰은 복잡한 동선 등으로 한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만큼, 다시 한번 리뉴얼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상당한 비용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리뉴얼을 재차 단행할 경우 입점 매장 임차인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기존 임차인들의 현재 계약을 무엇보다 존중할 생각"이라며 "다양한 마케팅 지원을 통해 코엑스몰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엑스몰 전경. (사진제공=코엑스몰)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