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산은금융지주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첨병'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금융시장을 개척하고 국내기업의 수출을 견인하는 이른바 '금융수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때 많은 고용기회가 주어지고 성장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국가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하며,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금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금융수출이 앞장서서 제조업을 동반 견인하겠다"며 "먼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 뒤 미주와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금융지주는 이미 지난주 열린 공식 출범식에서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상업투자은행(CIB)으로 성장하겠다'는 내용의 '비전 20-20-20'을 목표로 내걸었다.
CIB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영역에 특화된 투자은행을 말한다. JP모건 체이스나 도이치방크 등에 필적하는 CIB로 발전하겠다는 게 산은금융지주의 청사진이다.
산은금융지주는 먼저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과거 산은이 국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며 쌓은 노하우를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민 회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만 놓고봐도 산은의 민자유치는 세계 2위 수준"이라며 "도로, 항만, 철도, 산업단지, 신도시, 발전 분야에서 창출되는 금융수요를 공략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교두보가 확보되면 미주와 유럽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소매금융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은행을 인수합병(M&A)하겠다는 뜻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M&A 대상을 굳이 국내 은행으로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 수신기반을 갖고 있을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만큼, 해외 은행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민 행장은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설에 대해 "수신기반 확보를 위한 국내외 은행 인수합병을 놓고 정부와 의논하고 있다"며 "어떤 특정은행만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를 주요 진출대상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동반진출할 때 비즈니스가 많이 나오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2~3개 국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 금융지주의 '수장(首長)'으로서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고민도 묻어났다.
민 회장은 "자회사들이 충분히 자기 색깔을 내고 빛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여러가지 시너지 효과를 살려서 기업가치를 크게 하는 것이 민영화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산은금융지주는 산업은행,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GM대우에 대해서는 "미국 GM본사가 자구노력으로 GM대우의 재무상황와 유동성을 해결하려 하는 점은 환영한다"며 "GM측의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주부터 본입찰이 시작되는 대우건설의 경우 "인수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인수주체가 대우건설을 앞으로 계속 키워나갈 만한 진정성과 능력이 있는지, 또 실제로 인수대금을 납입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민 회장은 "산은금융지주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갈 것"이라며 "한국의 금융대표 브랜드로서 국가 성장동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는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국내상장과 해외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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