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 최근까지 아파트의 대형화, 고급화, 브랜드화를 주 무기로 내세워 치열한 전쟁을 치렀던 국내 건설사들이 이제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각각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첨단 경쟁'에 나서고 있다.'친환경 공간', '가구별 독립성을 강화한 디자인'에 이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패시브 주택' 개념까지 도입됐다. 앞으로 수십년을 지배할 새로운 공동주택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지금, 아파트가 어떻게 첨단화하고 있는지, 어떤 주택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지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1회 : ‘카본프리(Carbon-free)’ 힐스테이트-현대건설
2회 : '녹색 국민주택을 꿈꾼다-'한국토지주택공사(LH)
3회 : ‘그린투모로우 (Green Tomorrow)’ 레미안-삼성물산
4회 : ‘에코 3리터 하우스’ e편한세상-대림산업
건설사들의 미래형 아파트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역시 '친환경'이다.
친환경아파트는 단순히 에너지를 덜 쓰는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 내구성을 다져 아파트를 오래쓰는 것은 물론, 내력벽을 줄이는 등 가변성을 높이는 것도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친환경아파트의 중요한 요소다.
현대건설은 이들 요건을 기본으로 한 '카본-프리(Carbon-Free)' 디자인을 도입, 친환경아파트 건설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친환경 기술과 관련해 유일하게 특허를 확보한 곳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친환경아파트 제1원칙‥내구성·가변성 확보
"대형터빈으로 모형에 바람을 가해 바람이 주는 영향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4일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건설 기술·품질개발원의 '풍동(風動) 실험실.
취재진이 찾았을 때 이곳에서는 아파트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대건설이 친환경아파트를 위해 내구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파트를 더 오래 사용하게 되면 다시 지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탄소배출을 막으로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상식에 따르는 것이다.
실험실 내에는 대형터빈이 최소 15m/s이상의 풍속으로 바닥에 있는 모형들에 바람을 가해 내구성 정도를 측정한다.
길용식 주임연구원은 "이 정도 수준이면 바닥에는 70m/s이상의 초고도 풍압이 걸린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외부환경변화를 세심하게 체크하기 위해 여러 변수를 투입해 데이터를 도출한다"고 말했다.
옆 실험실에서는 소음측정 실험으로 내구성을 측정하고 있었다.
창호를 세팅해 창호 사이에 음을 넣어 소음이 얼마나 전달되는지, 슬라브바닥을 만들어 층간 소음이 얼마만큼 발생하는지 측정했다.
이밖에도 벽체의 열성능을 측정하는 실험, 건물 외벽의 부식정도를 알아보는 강우와 강설 모형 실험 등이 진행돼 외부환경에 따른 아파트 내구성 확보 기술을 개발한다.
김영래 미래주택연구부 친환경건축팀 차장은 "친환경아파트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우선 중요한 사항은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힐스테이트는 최근 나온 그린홈 관련 법규에서 몇 가지만 빼고 대부분을 충족시킬 정도로 기술이 앞서 있다"고 말했다.
가변성을 확보해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현대건설이 친환경아파트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가능한한 내력벽을 줄여 벽을 해체하기 쉽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해 변형이 쉽도록 하는 것이다.
내력벽이 줄어들면 간단한 공사를 통해 공간을 자유롭게 넓히고, IT등 새로운 기술·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쉬워진다.
현대건설은 이들 기술을 영종 힐스테이트 등 최근 분양물량을 중심으로 확대 중이다.
◇ 절감·그린기술로 에너지분야 접근‥"경제적 효과 상당"
에너지분야에서 현대건설은 '에너지절감' 과 '그린에너지 생산'의 두 분야로 친환경아파트에 접근하고 있다.
우선 에너지절감분야에서 현대건설은 '고효율 폐열회수 환기시스템'을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적용, 버려지는 난방에너지의 75%정도를 회수해 재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공기를 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보통의 황사입자보다도 작은 0.5마이크로미터(㎛)의 고성능필터가 설치돼 작은 미세입자는 물론 황사까지 걸러내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
홍정표 주택사업본부 설비부 과장은 "이 시스템은 창을 열지 않고도 환기를 할 수 있도록 해 겨울철 환기로 인한 열 손실을 막는다"며 "열의 낭비를 막아 연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동(銅)도금방열판'을 이용해 열이 닿지 않는 곳의 난방이 가능하도록 해 10%수준의 연료비 절감을 꾀한다.
다음은 '그린에너지 생산'이다. 현대건설은 태양열, 지열 등 자연환경을 통해 '그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모듈을 설치해 연간 총 10만kWh의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각 가구당 연간 7만8000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또 소형 풍력발전 장치를 설치해 하루 3.6kWh, 연간 2000kWh의 전력을 생산해, 단지 내 가로수 등의 조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열도 활용한다.
노인정과 놀이방 등 복지시설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사계절 내내 12~25도를 유지하는 땅 속의 온도를 이용, 여름에는 아파트에서 방출한 열을 땅으로 배출하고 겨울철에는 지열을 아파트 내부로 공급한다.
◇ 유비쿼터스로 탄소 감축 ‥편의성도 업(UP)!
현대건설은 유비쿼터스로 대표되는 첨단 IT기술을 통해 친환경 아파트로서의 편의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영종 힐스테이트를 통해 이들 기술을 공개했는데, 별도의 기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보안은 물론 건강체크까지 가능하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면 입주자의 동선에 따라 폐쇄회로가 움직이고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된다.
입주자가 자신의 집 앞에 열쇠를 손에 쥐고 문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집 현관에는 '트랜스폼 매직미러'가 설치돼, 그날의 날씨와 자신의 차가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화장실에는 소변분석기도 설치돼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현대건설은 유비쿼터스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여 친환경아파트에 접근 중이다.
◇ 사업 초기 투자효과 '미미'‥"스마트그리드 시스템으로 선두굳힐 것"
현대건설이 이처럼 친환경 아파트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사업이 초기단계임을 감안하면 아직은 투입비용만큼 실제 도출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측은 다른 건설사와 비교했을 때 특허 등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을 내세워 시장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으로 이들 분야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힐스테이트에 거주하면 에너지 비용을 아끼는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미래의 주거환경에 살고 있다는 문화적 프리미엄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스마트그리드시스템' 이라는 전력절감형 미래기술을 곧 공개해, 시장에서의 선두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스템에는 현대건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대기전력차단 스위치를 비롯해 하이퍼메탈 등기구, 스위치가 달린 콘센트 등 전력을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는 개발품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종갑 주택사업본부 전기팀 부장은 "이번 시스템에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30개 가량의 요소가 포함된다"며 "이번 시스템을 통해 힐스테이트 고객들에게 에너지 절감 비용을 돌려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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