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파동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약발'이 안 먹혔다.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더 초라한 성적표다.
업계는 편의점으로 이탈하는 1인가구를 겨냥해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내놓고, 온라인몰과의 경쟁을 위해 역마진도 감수하는 생활용품 최저가 선언까지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늘어난 판매·관리비를 매출이 따라가질 못했다. 영업이익은 당연히 급락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이마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8.5% 곤두박질쳤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도 2030억원으로 10.4% 급락했다.
이 처럼 저조한 이마트의 실적을 두고 업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라 진단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이었던 705억원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마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올 초 '가격의 끝'을 슬로건으로 온라인몰과의 역마진 가격경쟁을 선언한 뒤 각종 생필품 가격을 대폭 할인하며 고객 유입을 위해 힘썼다. 이 결과 매출액을 소폭 늘리는데는 성공했으나 이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실적을 반전시킬만한 '조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 연구원은 "다음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해 신사업 기대감은 크지만, 오프라인 이마트가 연결 영업이익의 120%를 차지하는 구조여서 이 구성비가 의미있게 변화할 때까지 체질개선에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업계의 위기는 단지 이마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롯데마트 역시 올 상반기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계의 부진과 더불어 올 상반기 업계를 강타했던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023530) 할인점 사업부는 지난해 상반기 330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올 상반기에는 610억원으로 손실규모가 280억원 불었다. 2분기만 놓고 본다면 사상 최대 적자다.
이 같은 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치열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온라인사업과 당일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전용 배송센터를 설치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반응은 오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늘고 있는 1~2인가구는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과 온라인몰을 이용한다"며 "이 고객들을 대형마트로 끌오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업계의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한 고객이 이마트 매장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을 고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가 부진한 실적 만회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개선여부는 불투명하다는게 업계의 우려다. (사진제공=이마트)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