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정유업계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최근 정제마진의 하락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비정유 부분이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내며 정유 4사 모두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들의 총 영업이익은 당초 기대치인 2조원을 훌쩍 넘기고도 3조원에 육박하는 2조8521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별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 1조119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1년 1분기(1조3562억원)에 이은 두번째 최고치를 기록이다.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던 GS칼텍스도 우려를 떨쳐냈다. 역시 지난 2011년 1분기(8270억원)에 이은 역대 두번째 최고치인 7663억원을 거둬들였다. S-Oil은 6429억원, 현대오일뱅크는 323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GS칼텍스(1조822억원)를 제외하고 SK이노베이션(1조9643억원), S-Oil(1조1347억원), 현대오일뱅크(5252억원) 3사가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이같은 호실적은 윤활기유와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분의 높은 수익성에 기인한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4356억원(화학 3027억원, 윤활유 1329억원)으로 전체의 39%, S-Oil은 2680억원(화학 1400억원, 윤활유 1280억원)으로 41.7%, GS칼텍스는 1985억원(화학 1264억원, 윤활유 721억원)으로 25.9% 수준을 나타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윤활유, 현대오일터미널의 저장사업, 현대코스모의 파라자일렌(PX) 등이 각각 실적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0년까지 전체 영업이익의 30%까지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각 사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PX 스프레드가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중국의 테레프탈산(PTA)·폴리에스터 공장의 높은 가동률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와 함께 에틸렌 역시 양호한 수급 상황으로 스프레드 강세를 보이며 실적에 보탬이 됐다. 윤활유의 경우 2분기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은 낮아졌으나, 전세계적으로 고급 기유에 대한 수요가 지속 높아지며 판매량이 증가했다.
정제마진 하락분이 컸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으로 상쇄되며 정유부문도 선방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5월까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한 데다가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리며 2분기에는 나름 선방했다"며 "7월과 8월 정제마진은 우려할 정도로 떨어졌지만, 하반기 아시아 지역 주요 업체들의 정기보수와 맞물려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