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에이티젠(182400)이 독자 개발한 진단키트로 인도네시아에서 4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수출계약을 따냈다. 국내 단일 메디컬디바이스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이 계약으로 에이티젠은 해외시장 진출의 신기원을 열었다.
NK뷰키트를 개발해 판매 중인 에이티젠(대표 박상우)은 메디슨자야리야(PT. MEDISON JAYA RAYA)와 NK뷰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오는 2032년까지 17년간이며 계약 규모다. 미화 3억5000만불로 원화 3878억원(계약일 기준)에 달한다. 지난 3월 193억원 규모 대만 공급계약 체결 후 해외에서 이룬 초대형 성과다.
메디슨자야리야는 인도네시아에서 골프장 리조트, 방위산업, 자원 개발, 의료기기사업 등을 영위하는 10여개 계열사로 이뤄진 로얄수마트라그룹에 소속된 의료기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립암센터, 국립의과대학 등에서 진행했던 프레젠테이션과 시연회 과정에서 메디슨자야리야가 현지에서 NK뷰키트 성공 가능성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에이티젠이 계약에 성공한 NK뷰키트는 몸속의 여러가지 암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공격력을 측정해 암 발병을 예방하는데 유용한 검사장비로 에이티젠이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유일 상용키트다. 이 검사는 일반인은 물론 암환자까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국내서는 2012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지정에 이어 최근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국내 바이오업체가 독창적인 단일 아이템으로 해외 메디컬디바이스 시장에서 이같은 대규모 성과를 이룬 경우는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진단기술은 라이센싱아웃 위주의 신약 개발과 달리 완성된 제품으로 검진·진단 시스템 진출을 통해야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며 “토종 메디컬디바이스의 대규모 장기 공급을 해외에서 현실화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제, 백신보다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진단기술 분야에서 유용한 새로운 진단지표를 제시, 대중화하는 블루오션 전략이 커다란 결실로 이어져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의 의미 있는 성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우 에이티젠 대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진단기기를 원천기술 개발부터 상용화해 해외에서 대규모 계약을 달성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카자흐스탄, 러시아, 베트남, 태국, 스웨덴, 이탈리아, 중국 등 다수 국가와 독점판매권 협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 추가로 2~3개 국과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2억5000만명)를 보유한 국가로 지난 2010년 이후 세계경제의 저성장세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5~6%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며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중산층 중심에서 국민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