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사, 수익성 개선 두드러졌다

코스피기업 연결 영업익 14% 증가…전문가 "비용절감 효과 반영"

입력 : 2016-08-17 오후 4:54:22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의 영업이익은 1년전에 비해 14%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20%가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년전과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향상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저성장 기조 속에 비용절감에 나선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환율 변수 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1000원 팔아 78원 남겨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제출대상 12월 결산 상장법인 593사 중 결산기변경, 분할·합병, 감사(검토)의견 비적정, 분석항목 일부 미기재, 지연 제출 대상 등 79사를 제외한 514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연결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증가했고, 연결영업이익과 연결순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799조4258억원에서 올해 804조5504억원으로 0.64%(5조1246억원) 증가했다. 이익 증가폭은 더 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4조9663억원에서 올해 62조9014억원으로 14.44%(7조9351억원) 늘었고, 순이익은 39조2757억원에서 47조1978억원으로 20.17%(7조9221억원) 증가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지표도 개선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82%로 지난해 같은 기간(6.88%)보다 0.94%포인트 향상됐고, 매출액순이익률은 지난해 4.91%에서 올해 5.87%로 0.95%포인트 늘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약 78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실제로 손에 쥔 돈은 약 58원이라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업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2조531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1330억원으로 102.76%(2조6014억원) 늘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던 반면, 운수창고업종은 영업이익이 8490억원에서 2625억원으로 69.09%(5865억원) 줄면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업종은 의약품으로 4조8721억원에서 5조4697억원으로 12.26%(5976억원) 향상됐다. 반면 매출액 감소폭이 가장 큰 업종은 의료정밀업종으로 2046억원에서 1727억원으로 15.61%(319억원)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상위 10사에는 삼성전자(100조7193억7200만원), 현대차(47조273억5000만원), 한국전력(28조9607억5100만원), LG전자(27조3650억3200만원), 기아차(27조993억4800만원), POSCO(25조3185억8200만원), 한화(22조9034억7000만원), 현대중공업(20조1354억5400만원), SK이노베이션(19조7384억900만원), 현대모비스(19조1935억8200만원)가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14조8197억6200만원), 한국전력(6조3098억4100만원), 현대차(3조1042억3000만원), SK이노베이션(1조9643억1200만원), 현대모비스(1조5031억3400만원), 기아차(1조4045억800만원), POSCO(1조3382억8000만원), 롯데케미칼(1조1675억3400만원), S-Oil(1조1326억7400만원), LG전자(1조897억6800만원) 순으로 컸다.
 
반면, 삼성SDI(-7579억2400만원), 현대상선(-4169억7200만원), 한진해운(-3446억2300만원), 삼성중공업(-2776억3800만원), 대유에이텍(-337억1000만원), LG이노텍(-335억6200만원), STX(-324억8700만원), SBS(-249억8800만원), 아비스타(-168억9300만원), 태평양물산(-155억1600만원) 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자를 지속하며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작았다. 
 
분석대상기업 514사(연결기준) 중 전체의 83.66%인 430사가 순이익 흑자를, 나머지 16.34%인 84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지속기업은 369사(71.78%), 흑자전환기업은 61사(11.87%)였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지속기업은 40사(7.78%), 적자전환기업은 44사(8.56%)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말 연결부채비율은 116.72%로 지난해말 대비 3.53%포인트 줄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 상장사, 외형·내실 모두 성장 
 
코스닥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보고서 제출대상 760사 중 관리종목, 외국법인, 분할합병, 영업양도, 결산기변경, 전기누락 등의 사유로 77사를 제외한 683사의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은 6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1587억원) 대비 4.33%(2조733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4133억원에서 3조6145억원으로, 순이익은 2조4320억원에서 2조5372억원으로 각각 5.90%, 4.32%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9%로 전년 동기 대비 0.08%포인트 향상됐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3.85%로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했다. 
 
분석대상기업 683사 중 전체의 68.81%인 470사가 상반기 흑자를 시현했고, 나머지 31.19%인 213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392사(57.39%)가 흑자지속을, 78사(11.42%)가 흑자전환했다. 반면, 125사(18.31%)는 적자지속을, 88사(12.88%)는 적자전환했다. 
 
업종별 매출액은 통신서비스업이 지난해 상반기 4586억7100만원에서 5969억300만원으로 30.14%로 늘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고, 금융업은 653억7100만원에서 508억3100만원으로 145억4000만원 줄면서 감소폭(-22.24%)이 가장 컸다. 
 
영업이익의 경우 컴퓨터서비스가 지난해 상반기 12억97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68억100만원으로 355억300만원 늘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114억9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44억1500만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상위 10개사는 성우하이텍(1조7621억6800만원), 인터파크홀딩스(1조7192억8000만원), CJ프레시웨이(1조1328억6900만원), CJ오쇼핑(1조988억2900만원), 우리조명(8711억800만원), 우리이티아이(8550억2900만원), 매일유업(8002억6300만원), 이지바이오(6963억8300만원), 다우데이타(6735억3700만원), CJ E&M(6708억600만원) 순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다우데이타(1379억7300만원), CJ오쇼핑(1134억4400만원), 컴투스(1084억1800만원), 셀트리온(1040억8700만원), 성우하이텍(735억600만원), SK머티리얼즈(732억6600만원), 하림홀딩스(611억100만원), 솔브레인(591억4300만원), GS홈쇼핑(579억8400만원), 엠케이전자(574억3400만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반면, 이엘케이(-329억1200만원), 쏠리드(-327억8500만원), 인터플렉스(-249억8100만원), 큐렉소(-210억6500만원), 엠씨넥스(-137억9100만원), 캠시스(-124억9400만원), 인프라웨어(-114억4900만원), 차디오스텍(-108억8800만원), 비에이치(-101억2600만원), KH바텍(-99억7900만원) 등은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이익 규모가 작았다.   
 
부채비율(금융업 제외)은 94.33%로 지난해말(90.80%) 대비 3.53%포인트 증가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협회
전문가들 "당분간 이를 능가하는 실적 개선 쉽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용절감 효과를 꼽으면서 “상반기 동안 낮은 상태의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유지돼 원재료비 절감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에 환율 자체가 원화강세보다 원화약세에 머물면서 수출기업들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좋았다”며 “여기에 지난해 조선사와 건설사들이 ‘빅배스(누적손실을 한번에 털어내는 회계기법)’ 즉, 부실을 많이 정리하면서 그쪽에서 발송되는 비용들이 미리 반영돼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연구원은 비용절감 외 상반기 시장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삼성전자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하지만 당분간 이를 능가하는 실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매출 개선보다 이익 개선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절감을 위해 긴축경영을 한 것을 의미한다”며 “전체적인 경기흐름이 저성장 흐름 속에 매출과 이익 모두 박스권에 갇힌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이런 상황 속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실적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곽병열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어서 올해 3분기 실적까지는 메르스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변수는 환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 대비 환율이 1100원 수준까지 원화강세가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잘 나왔던 수출기업들의 실적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환율 변화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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