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과잉공급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대구 등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반면, 경매시장은 보다 저렴한 물건을 선점하려는 입찰자들이 몰리며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부산과 대구, 대전, 울산, 광주 등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가격 변동없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말 기준 올해 매매가격 상승률은 0.1%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3.9%에 대조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구는 이 기간 지난해 상승률이 7.4%에 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2.1%가 하락했다. 광주도 6.7%에서 0.9%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고, 부산은 2.7%에서 1.6%, 울산 2.7%에서 0.9%로 오름세가 꺾인 모습이다. 대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격 변동이 없었다.
기타지방은 올해 0.4% 하락했다.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낙폭이 더 커지는 등 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주택거래량 역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올해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9만55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 3.3% 가량 많았다. 하지만 지방은 3만8900건으로 오히려 1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매시장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낙찰가율 역시 오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지방광역시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94.9%로, 수도권(87.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낙찰가율이다. 지방 역시 전달보다 0.7%p 오른 84.5%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올해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124.5%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99.2%)와 부산(97.4%), 광주(93.3%), 서울(93.2%), 전북(90.9%) 등이 90% 이상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는 감정가 6억1300만원이었지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며 감정가의 105%인 6억4121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에는 무려 47명이 몰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던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지방 도 지역까지 상승세가 확산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경매 감정가는 시세보다 저렴하고, 통상 1회 유찰된 이후 경매에 참여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구입이 가능해 입찰 참여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저렴한 가격에 낙찰을 받아도 일부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고가낙찰은 철저히 피하고, 지역별 주택경기 전망 등을 꼼꼼히 살피고 경매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