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조용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4·16 가족협의회(가족협)를 깜짝 방문했다.
박 시장은 21일 오후 5시30분쯤 부인 강난희 여사, 박주민 국회의원(더불어·은평갑)과 함께 광화문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당초 예정에는 없는 방문이었다. 박 시장은 다만, 이날 오전 2시쯤 자신의 SNS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지금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은 더위와 소음, 허기의 고통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조위는 진상규명 조사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가족협도 세월호 특별법 개정, 특검 의결, 세월호 선체조사 보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며 정훈 진상규명분과장과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이날까지 5일째 무기한 단식농성 중이다.
박 시장은 가족협 측 정 분과장, 유 위원장, 특조위 측 박종운 안전소위 위원장, 김진이 조사관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단식 농성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광화문 세월호 단신농성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주민 국회의원이 장훈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특히, 특조위 파행 운영 사태에 대해 같이 공감하는 한편,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정 분과장과 유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우려를 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분과장은 “(야당 국회의원 중에) 세월호 사태 해결을 위한 약속을 얘기하는데 실제 약속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문제는 약속이 아니라 야당 지도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총선 때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당장 세월호를 재조명할 것 같더니 몇 달 지난 지금, 총선민의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불통에 빠진 정부와 여당을 움직이려면 야당이 의지를 보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특조위 활동을 보장하고 진실규명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세월호 단식 농성장 방문 이후 자신의 SNS에 영화 <터널>의 한 장면을 예로 들며 자신은 "벌써 포기하고 잊으신 것 같은데, 세월호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21일 오후 5시30분쯤 광화문 세월호 단식농성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주민 국회의원이 단식 중인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특별조사위원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