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용 우려 제기' 한미 발기-고혈압 복합제 출시 '미정'

비뇨기과의사들 "허가 취소해야"…사측 "아직 발매 계획 없다"

입력 : 2016-08-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한미약품(128940)의 발기부전·고혈압 복합제가 식약처 허가까지 받아놓고도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일부 의료계에서 오남용 우려를 제기하자 발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발기부전·고혈압 복합제 '아모라필'을 지난 5월 허가받았다. 아모라필은 '암로디핀' 성분의 고혈압 단일제에 매일 먹는 '타다라필' 성분 발기부전 단일제를 결합한 복합제다. 고혈압 치료를 목적으로 발기부전을 동반한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 고혈압 치료를 위해 아모라필을 매일 복용하면 발기부전 치료도 가능한 것이다. 일동제약도 같은 조합으로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고혈압 환자의 50% 이상이 발기부전을 동반하는 것으로 추정돼 일단 시장성은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한비뇨기과의사회는 "아모라필의 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 시에 지속발기증, 두통, 홍조, 어지러움증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암로디핀 등 고혈압치료제는 발기부전치료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발기부전치료제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처방을 제한하는 발기부전치료제가 남용될 수 있다고 비뇨기과 의사들은 주장한다.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 받기 위해 편법으로 고혈압약을 처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고혈압치료제 암로디핀은 5mg의 약가는 366원다. 1일 1회 투여로 한달 약가는 1만원대다. 보험급여 약물이어서 환자 본인부담금(약가의 30%)은 한달 3300원 정도다. 발기부전치료제 타다라필은 환자가 100% 약값을 부담하는 비급여 약물이다. 복제약 타다라필 5mg은 대략 1정당 약 25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달 2~3회 성행위를 한다면 환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2~3만원에 달한다. 타다라필은 매일 복용도 가능하다. 타다라필을 매일 복용 시에는 환자 부담금은 한달 약 7만5000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라필에 고혈압치료제가 들어가 있어서 급여신청은 가능하다"며 "아모라필이 급여가 된다면 타다라필 단일제만 처방받는 것보다 환자 약값 지불액이 훨씬 저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식약처서 정한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보험약가를 부여해 판매되면 문제가 된다"며 "몇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지, 식약처서 부작용이 없다고 판단해 허가를 해준 건지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아모라필의 출시 계획이 없다"며 "이유를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허가받아도 출시 안 된 제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고혈압약 '아모디핀(성분명: 암로디핀)'과 발기약 '구구(타다라필)'를 결합한 복합제 '아모라필'이 허가를 받았으나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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