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조선·해운업종 지원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조원 규모 추가경정(추경)예산 처리도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추경안 제출배경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대책을 세우고 실업자 대책 등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우 원내대표는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이 쓰이는 과정에서 어떤 정책적 문제가 있었는지, 왜 이런 부실이 대규모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고 세금을 투여할 수 없다”며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청문회 출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회 예결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부 재정을 어디에, 왜 써야하는지 모르면서 국회가 박수치고 따라간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의무가 아니다”며 추경심사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세 사람에 대한 청문회 증인채택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심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은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세 명을 제외한 청문회가 있을 수 없다는 점과, 청문회 없이 추경안 통과가 없다는 점에 대해 의원들 간 방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경예산 처리를 위해 이날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합의한 '선 추경, 후 청문회'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일자리와 경제살리기를 위한 추경이 추석 전에 집행돼야 하고 22일이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해 합의했던 사항”이라며 야당이 추경예산 통과를 위한 예결위 심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양 당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추경안 통과가 언제쯤 이뤄질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관람객들이 텅 빈 본회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