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대책 임박…집단대출 옥죄나

최근 1년반새 20조원 급증…상환능력(DSR) 심사 도입 가능성

입력 : 2016-08-23 오후 6:09:5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추가대책'에 금융권과 건설·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나올 가계부채 대책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은행권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 관리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집단대출도 개인의 소득과 대출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총체적 상환능력(DSR)을 심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가계부채와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모니터링도 더 면밀히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23일 금융권에서는 집단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여신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강도 높은 규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단대출이 저금리 덕에 계속 증가하면 주택시장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능력대로 나눠 갚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은행권에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집단대출은 금융기관이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담보로 분양 계약자(입주예정자)에게 아파트 중도금을 일괄적으로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공사의 보증이 있으므로 개별 신용심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집단대출을 이용하면 자신의 능력 범위 밖에 있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가 대책을 통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집단대출 총량 규제가 도입돼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원은 "집단대출은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며 "투기 목적으로 분양권을 받아 팔아 넘기는 일이 지속해서 발생하면 부동산에 버블이 끼는 데 나중에 그 버블이 꺼지면 실제로 집이 필요해서 집단대출을 받았던 서민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집단대출의 총량을 규제하는 정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며 "당장 집단대출로 인해 문제가 발행하지는 않겠지만, 훗날 역풍을 피하려면 주택담보비율(LTV) 보다 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금까지 집단대출 총량규제 불가 방침을 고수했고, 그 결과 집단대출 규모는 최근 1년 5개월 사이 2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집단대출 비중도 빠르게 늘어났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주담대 증가분에서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5%까지 높아졌고 최근에는 50%에 육박하고 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예외조항이 사라지는 지도 관건이다. 현재 집단대출과 더불어 문제시되는 것이 자영업자 대출이다. 개인이 집을 살 명목으로 대출을 받을 때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규제를 받지만, 치킨집 대출을 받을 때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사업이 부진할 경우 여신이 악화될 여지가 큰 데도, 경기 활성화란 이유로 사업 명목의 대출은 규제 없이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2금융권 대출규제 방안의 내용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제2금융권을 찾는 사람들은 경제여건이 좋지 않는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대출을 규제하기 보다는 사용목적에 따라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세밀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가계부채 관리협의체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모두 종합해 '가계부채 현황 평가와 대응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의를 해나가면서 업권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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