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공원 조성사업은 용산공원을 반쪽짜리 공원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크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3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미군기지 반환은 단순한 부지의 반환이 아닌, 100여 년 이상 역사적 흐름을 간직한 수도 중앙의 광활한 118만 평 대지에 대한 공간 주권의 회복인 동시에 정체성의 회복"이라며 "용산공원은 국민적 과정을 통해 국가적 가치를 반영한 미래 서울의 심장 형태로 358만㎡로 온전히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박 시장은 용산공원 조성 상의 문제점으로 최초의 국가공원이지만 명확하지 않는 공원 성격과 정부부처가 선점하고 미군이 잔류하는 반쪽자리 국가공원, 제대로 된 현황조사 없는 성급한 공원 조성계획, 시민 소통·공감을 외면한 국토부의 일방적인 추진 등을 꼽았다.
또 정부가 선점한 부지 93만㎡와 미군 잔류부지 22만㎡를 제외하면 용산공원 조성 면적은 당초 면적인 358만㎡대비 68%에 불과하다. 박 시장은 미군기지가 떠나도 여전히 외세가 잔존하는 반쪽짜리 공원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제대로 된 용산공원 조성을 위한 세 가지 원칙과 6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공원에 대한 입장 및 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 시장이 제안한 3대 원칙의 첫 번째는 '국가적 가치' 반영이다. 그는 "용산공원의 역사·문화·생태 등 가치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고, 국가적 가치 구현을 위한 공원조성의 기본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온전한 형태로 회복하는 것이다. 현재 특별법상 용산공원 내 미군 잔류부지에는 헬기장, 출입방호부지, 드래곤힐, 미대사관부지 등과 정부소유의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이 남아있다.
세 번째로는 국민적 관심과 참여다. 박 시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폐쇄적 추진이 아닌 시민 주도의 열린 조성으로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박 시장은 더 늦기 전에 이 3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여섯 가지 제안사항을 덧붙이고, 이를 근거하고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과 ‘추진일정 전면 수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 공동조사 실시와 국가공원 성격의 명확화, 공원 경계 회복, 반환 및 이전시기 공표, 범정부적인 기구 마련, 시민참여 확대 등 6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 조성은 중앙정부가 특별법상 권한을 갖고 있지만 법률상으로 시와 협의는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정부와 협의와 합의를 제안한 것"이라며 "시로서는 용산공원이 서울에 존재하는 국가공원이고 우리 민족의 큰 자산이기 때문에 정부의 어떤 조치에도 불구하고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공원에 묻다'에 참가한 온전한생태공원조성을위한 용산시민회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