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31일 결정했다. 한정후견인은 사단법인 선(대표이사 이태운)이 선임됐다.
재판부는 "질병·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2010년과 2012~201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을 때 의료진에게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 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남력은 시간·장소·상황 등을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 2010년쯤부터 아리셉트(Aricept), 에이페질(Apezil) 등과 같은 치매 관련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해왔다.
신 총괄회장은 해당 사건 심문기일, 조사기일, 현장검증에서 시간·장소에 대해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상실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여러 차례 했고, 조사관의 조사결과에도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났나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복리를 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후견사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후견법인인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들 사이에 신 총괄회장을 둘러싸고 신상보호 및 재산관리, 회사의 경영권 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어느 한 쪽에게 후견업무를 맡긴다면 후견업무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78)씨는 지난해 12월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했다.
지난 6월9일 전립선 염증과 미열 증세로 입원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입원 40여일만인 7월18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퇴원해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서울 중구 롯데호텔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