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인수전 격화, 몸값도 폭등

탄탄한 주방가전과 성장성 높은 렌탈…예상 매각가 1조

입력 : 2016-09-06 오후 6:27:32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동양매직 인수전이 격화되고 있다. 매출의 양대 축인 주방가전과 렌탈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검증받은 데다, 인수 후보군들의 강한 의지도 확인되면서 당초 5000억원대로 평가받던 매물가격이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동양매직 모델 배우 현빈이 ‘슈퍼 정수기’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동양매직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은 70만대 규모인 올 상반기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30만대를 판매해 27만대를 판매한 라이벌 린나이코리아를 제쳤다. 1986년 시장 진출 30년 만의 성과다. 제품군을 확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고, 건설경기 회복으로 빌트인 특판(B2B)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차기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기레인지 분야에서도 지난해 5만6000여대를 판매하는 등 수년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의 잠재적 대체품목이라는 점에서 동양매직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렌탈사업에서는 8월말 기준 누적계정 90만을 돌파했고, 올해 안에 100만 계정 돌파가 유력하다. 절대강자 코웨이(585만 계정)를 제외하고 청호나이스(112만), 쿠쿠전자(97만)와 함께 치열한 2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글랜우드-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지난 2014년 2800억원으로 인수할 당시 계정수가 약 50만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은 주방가전에서 확실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고, 렌탈사업 성장세도 뚜렷하다”면서 “인수에 뛰어든 후보군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동양매직 인수전에 나선 곳은 총 7곳으로, 전략적투자자(SI)는 SK네트웍스, CJ, 현대백화점, AJ네트웍스-스탠다드차타드 PE, 유니드 등 5곳이며, 재무적투자자(FI)는 CVC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2곳이다. 이들 중 자금력이 풍부한 SK, CJ, 현대백화점 등은 동양매직 인수시 신성장 동력 확보,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돼 쉽게 물러나기 어렵다.
 
특히 지난해 KT렌탈(현 롯데렌탈) 인수전에서 실패한 SK네트웍스의 설욕 의지가 강한 데다, CJ는 이재현 회장이 최근 광복절 특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해 과감한 베팅이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렌탈업체를 이미 가지고 있으며 자체 온오프 유통망도 확보해 가장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동원력에서 앞서는 대기업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사이, 다른 업체들도 합종연횡을 통해 반전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매직의 적정 인수가격은 6000억원에서 8000억원 수준”이라면서 “전략적투자자들이 인수 후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해 1조원 이상의 가격을 써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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