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인수전, 내친김에 시장재편까지

CJ·SK네트웍스·현대백화점 3파전 압축…추석 이후 인수자 판가름

입력 : 2016-08-21 오후 5:55:20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생활가전 제조와 판매, 렌탈을 사업영역으로 하는 동양매직 인수전에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뛰어든 가운데,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국내 렌탈과 생활가전 시장의 재편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의 최종 입찰적격후보(쇼트리스트)에는 CJ,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AJ네트웍스, 유니드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스틱인베스트먼트, CVC캐피탈 등 1~2개 재무적투자자(FI)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CJ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3파전으로 이번 인수전을 바라보고 있다.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에서 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데다, 3자 모두 동양매직을 품에 안을 경우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해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쉽게 물러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CJ의 경우 동양매직을 인수할 경우 CJ오쇼핑 등 홈쇼핑 계열사를 통해 생활가전과 렌탈의 판로를 넓힐 수 있다. 생활가전 부분은 자사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을 보조할 수 있고, CJ CGV 등 고객 멤버십 사업은 렌탈 계정 확보 측면에서 궁합이 좋다.
 
SK네트웍스는 기존의 자동차에 더해 생활가전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 종합 렌탈사로 거듭날 수 있다. 그룹 차원으로 눈을 넓히면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스마트홈 주방가전 사업’도 가능하다. 실제 동양매직은 IoT 기능을 탑재한 가스레인지 제품을 출시하는 등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와 동양매직이 합병될 경우 업계 2, 3위권으로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다. 생활가전 부분은 가구업체 현대리바트와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백화점이 가진 막강한 온·오프 유통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은 지난 2014년 NH·글랜우드PE에 인수된 이후 별 다른 추가 조치 없이 자체 능력만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여기에 대기업의 자본력과 계열사 효과가 더해진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축적한 높은 인지도와 기술력도 매력을 높인다.
 
동양매직은 2014년 매각될 당시 매출액 3544억원, 순이익이 10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매출 3903억원, 순이익 17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 실적도 국내 렌탈시장 성장에 힘입어 전망이 밝다.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최종 입찰적격후보들을 대상으로 약 5주간 실사과정을 거친 뒤 추석 이후인 9월 중순쯤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동양매직 매각가를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지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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