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미디어그룹은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를 위한 주거 대안 특집 다큐멘터리 '100세 인생 新 주거 트렌드, 동거 동락'을 준비 중이다. 시니어들의 새로운 주거 형태인 친환경 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오는 11월 방영에 앞서 어떤 주제와 방향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갈지 글로써 미리 선보이고자 한다. [편집자]
최근 도시민들 사이에 불고 있는 귀농·귀촌 열풍은 주거형태 변화의 물결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도입된 스트로베일하우스, 패시브하우스, 코브하우스 등 에너지절약 생태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년기의 집이란 노후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으로, 모든 노후 생활의 지원서비스가 모이는 핵심공간이다. 따라서 개인의 건강이나 안정적인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니어를 위한 친환경주택은 아직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친환경 소재 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인 경제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에 있는 친환경 코하우징 형태에 대해 조명해본다.
◇코하우징 패시브하우스 - 불광동 '구름정원 사람들'
북한산 남서쪽 끄트머리 등산로 시작점인 불광사 초입에는 마을 사람들이 '하얀 집'이라 부르는 4층짜리 공동주택이 있다. 2014년 10월 말 준공한 한국 첫 협동조합주택 '구름정원사람들'이다.
8가구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건설한 공동주택으로 구성원의 대다수는 40~50대. 저마다 다른 궤적의 삶을 살아온 이들의 공통점은 '아파트 생활에 이력이 났다'는 것이었다. 건축은 어렵다는 생각이나 돈이 많이 든다는 오해 때문에 용기 내지 못한 이들이 아파트에서 탈출해 자신들의 삶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곳이다.
철거부터 준공까지 내내 현장을 지킨 하기홍 이사장은 '혈연·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적 가족을 만들고 싶어서', '불광동이 좀 더 친환경적인 마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구름정원 사람들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북한산 남서쪽 끄트머리 등산로 시작점인 불광사 초입 위치한 구름정원사람들.
이곳에 입주한 8가구는 건축주와 건축가가 머리를 맞대고 직접 설계해 각 가정의 필요에 따라 개성적으로 지어졌다.
패시브하우스를 지향하는 구름정원은 옥상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고 외벽에는 120㎜ 단열재를 둘렀다. 여기에 내벽은 6㎜ 반사판과 50㎜ 단열재를 사용했다. 창은 모두 3중 단열창을 썼다. 511㎡의 땅에 8가구가 가족 수와 필요에 따라 84.3~91.9㎡ 정도의 면적을 나눠 살면서 집집마다 땅값과 시공비로 2억4000만원을 냈다.
주거 공간 외에 따로 돈을 모아 지하와 1층에 상가 공간 3곳도 마련했다. 은퇴 후 함께 소득을 거둘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마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튼튼하고 경제적인 주거, 공동가치를 추구하는 이웃까지, 평생 살 집이라는 생각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뤄 산다는 게 모든 사람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출 받아 집 사는 것 외에 다른 방식을 떠올릴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은 현 주택시장에 대한 불합리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등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의 기운 담은 친환경 주택 '흙처럼 아쉬람'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에 위치한 아쉬람.
길 끝에는 작은 흙집 마을이 있다. 작은 움막부터 2층짜리 저택까지, 흙집은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흙집 주변을 가만히 걷다 보면 살아 숨 쉬는 흙집과 그를 둘러싼 산이 주는 생명의 에너지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해진다.
이 흙집학교를 만든 고제순 원장은 30대 후반, 본업을 접고 가족과 함께 매지리 마을로 와 백운산 자락에 삶의 터전을 닦았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흙집 짓기에 푹 빠졌다. 흙집의 매력을 혼자만 느끼기 아까워 남들에게 전파하다 보니 입소문을 타 찾는 사람이 꽤 많이 늘었다.
2004년 1주일 과정의 흙집학교를 시작한 이래 이곳을 거친 수료생은 1700명 정도.
그 중에는 직접 흙집을 지은 사람도 있지만, "흙집에서 자고, 함께 흙을 만지며 땀 흘리고 삶을 나눈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흙처럼 아쉬람'은 올해 7월부터 '힐링 스테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흙집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서 숙식하며 흙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그동안 실험을 거듭하면서 지은 흙집이 20여 동.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하나도 같은 집이 없다고 한다. 흙으로 2층 집도 지었다는 그는 "아파트에도 흙집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코하우징
코하우징은 이제 함께 사는 공간을 넘어 친환경 건축의 시대를 맞고 있다.
노후에 큰 경제적 부담없이 공기 좋은 곳에서 친환경주택을 지어 공동체 마을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집!
시니어를 위한 친환경 코하우징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임명은 알토마토PD song6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