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2국에서 이세돌 9단이 첫 수를 두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이 벌어진 세기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상표출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은 35건으로 집계됐다. 2011년 3건, 2012년 3건, 2013년 0건, 2014년 9건, 2015년 3건 등 5년간 총 18건의 출원건수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월별로 보면, '알파고'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3월 이후 상표출원 비율이 두드러졌다. 1월 0건, 2월 6건, 3월 1건, 4월 2건, 5월 20건, 6월 3건, 7월 3건으로, 3월 이후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 비율은 83%에 달했다.
인공지능 관련 상표 다출원 기업 1위는 15건을 출원한
LG전자(066570)가 차지했다. LG전자는 5월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이자 자동차의 자율주행 제어용 소프트웨어인 'G-A.I.'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또 자동차의 자율주행 제어장치와 관련 있는 'G-Deep' 등의 상표를 등록했다.
SK(003600)와 와이즈넛도 각각 4건씩 출원하면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SK는 인공지능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관리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AIBRIL' 등을, 와이즈넛은 상품 데이터 수집·분석·추천을 위한 인공지능 컴퓨터 소프트웨어 'WISEHOPBOT' 등을 각각 출원했다.
이는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당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상표출원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노력에 매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구글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테슬라·BMW·포드 등 완성차 회사들의 핸들 없는 인공지능 주행차량 개발도 국내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특허청에 상표 심사 진행 중인 사례도 많고, LG전자·
삼성전자(005930)·
SK텔레콤(017670) 등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 연구도 활발하다. 오는 10월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7개 기업이 공동으로 ‘지능정보기술연구소(AI연구소)’를 설립하고 판교 테크노밸리 내 글로벌R&D센터에 연구소를 꾸린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올해 알파고가 붐을 일으킨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상표출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상품화에 많은 자본이 투자되는 만큼 먼저 상표를 출원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