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면서 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PCA생명은 현재 미래에셋생명이라는 유력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 매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장 큰 매물인 ING생명은 가격 협상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며 가장 먼저 안방보험과 인수협상에 착수한 알리안츠생명은 '사전 자구 조건'을 이행하는데 난항을 겪으며 매각무산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PCA생명 인수전에 미래에셋생명과 중국계 전략적투자자(SI)가 맞붙는다. PCA생명의 경우 작년부터 매각설이 돌았지만,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일
미래에셋생명(085620)은 PCA 생명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본입찰 마감일인 지난 8일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PCA생명은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1999년 영풍 생명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자산 5조2000억 원 수준으로 자산 27조6000억 원인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인수·합병하면 ING생명(총자산 31조2000억원)을 제치고 업계 5위로 올라서게 된다. 아울러 두 회사가 모두 변액보험에 특화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매물인 ING생명은 현재 가격 협상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인수 후보자 간 경매호가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으며 관심을 보이는 곳은 JD캐피털·푸싱생명·타이핑생명 등 모두 중국계다.
경매호가 방식은 매각 진행 상황을 인수 후보자들이 서로 알게 해 매도자 측에서 더 유리한 가격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가격 협상이 되면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적격심사를 신청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중국 안방보험으로의 인수합병을 성공시키기 위한 '사전 자구 조건'을 이행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6일 100명의 정리해고 협의를 통보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면서 3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5월 단행한 명예퇴직으로 206명의 직원이 퇴사함으로써 약 2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그러나 나머지 100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단체협약 조정에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예상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애초 PCA와 ING생명이 가장 매력적인 회사로 꼽힌 만큼 최종 인수도 두 회사가 가장 먼저 될 것"이라며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