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불황 돌파구 '리빙숍' 주목

입력 : 2016-09-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패션 업계가 불황의 돌파구로 '리빙숍'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관련 리빙·라이프스타일 관련 브랜드 론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지셴과 컬처콜 등을 운영하는 위비스는 최근 덴마크판 다이소로 불리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을 론칭했다. 1호점은 지난달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층에 입점했으며 최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2호점을 열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숍인 'W 셀렉트'에 이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외부 상품을 매입 판매하는 편집숍인 W 셀렉트와 달리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덴마크 기업과 지분을 5대5로 나눠 세운 합작회사다. 위비스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을 통해 올해 80억원, 내년 50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메트로시티도 최근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월드몰에 라이프스타일숍인 '메트로시티 라운지' 매장을 오픈했다. 가죽 및 의류 제품 이외에도 전 세계 각지에서 제작된 키친, 리빙 아이템과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등 스포츠·레저 상품도 판매한다. 
 
지난 2014년부터 리빙숍을 운영해오던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인 H&M도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6번째 H&M 홈 매장을 오픈하며 관련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슈페리어홀딩스에서 수입 판매하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블랙마틴싯봉은 지난해 말 식기와 앞치마, 여행용품 등을 판매하는 마틴싯봉리빙을 론칭한 바 있으며 패션그룹형지도 내년 봄 '까스텔바쟉 리빙'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리빙,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있는 이유는 해당 분야가 침체된 패션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성숙해지면서 소비 트렌드가 의(衣), 식(食)에서 주(住)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황이지만 삶의 질이나 생활의 여유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리빙 분야는 앞으로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랜드의 리빙숍인 모던하우스는 브랜드 론칭 2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연평균 30%대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리빙숍이 중저가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도 불황 속에서 저렴한 리빙 아이템을 구매하는 소비층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의 제품 가격대는 3000~4000원 수준에 불과하며 모던하우스도 상반기에 1600여개 품목의 가격을 영구 인하한 바 있다. 
 
또 향후 5년 안에 중국산 저가 의류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리빙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피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한국 의류시장은 포화상태로 향후 중국 저가 의류업체가 몰려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삶의 질을 생각하는 소비까지 하기에는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진제공=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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