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가 추석 명절을 맞아 쪽방촌 주민, 시립 시설 노숙인 183명의 고향 방문을 처음으로 지원한다.
시는 다양한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여건 등으로 인해 한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명절을 고향에서 보낼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지난 2013년부터 ‘디딤돌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 쪽방촌 지역을 지속해서 돕고 있는 (주)현대엔지니어링이 고향방문비용 일체를 후원하는 등 시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만들었다.
특히, 고향 방문 지원은 지난 8월 박원순 시장이 폭염 안전상황 점검차 쪽방촌을 방문했을 당시 받았던 주민건의를 계기로 이루어지게 됐다.
시는 쪽방상담소를 통해 지난 8~9월 초 고향 방문 희망자 신청을 받고, 사회복지사 면담을 거쳐 신청자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대상자 183명은 귀성 차편과 성묘용 제수 음식 등을 지원받게 된다.
귀성 차편과 함께 숙박비, 식비, 귀경 차비 등으로 사용할 여비 10만원과 8만원 상당의 친지 방문용 선물 또는 성묘용 제수 음식 중 하나도 제공된다.
대상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광장 서편에 모인 뒤, 지역별(호남·영남·충청·강원)로 버스를 나눠 타고 다 함께 떠났다. 박 시장은 직접 현장에 나와 환송을 했다.
각 차량에는 시와 쪽방상담소 직원 2명이 함께 탑승해 안전과 건강을 점검하고, 경유지별 하차지점인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안내하는 등 마지막 한 사람의 귀성까지 꼼꼼하게 챙길 계획이다.
이밖에 시는 추석 명절에 서울에 남아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명절맞이 행사도 준비했다. 오는 15일까지 동대문·남대문·서울역·영등포·돈의동 등 5개 쪽방촌 지역별로 합동 차례, 식사, 윷놀이 등 다양한 일정이 진행된다.
김종석 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장은 “이번 고향 방문 지원은 인간의 본성인 ‘수구초심(首丘初心)’을 보듬는 데서 비롯된 사업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향에 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소박한 바람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이 처음인 만큼 추석이 지난 뒤 대상자 면담 등을 통해 결과를 자세히 분석한 후 쪽방촌 주민, 노숙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 지속해서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13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양말인형 공방을 방문 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