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검찰이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을 20일 소환하면서 지난 6월 이후 석 달 가까이 진행된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0월 초·중순 시작하는 국정감사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며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고위관계자는 19일 "롯데 측이 내일 신 회장이 출석하겠다고 연락해왔다. 조사 시간이 좀 걸릴 거다. 원칙적으로 재소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 관련 수사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로비 관련 부분과 롯데건설 비자금 관련 부분 등이 아직 남았지만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라고 봐도 다르지 않을 거 같다. 다음 달 초중순으로 예정된 국정감사 전에는 끝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신 회장에게 계열사 내에서 벌어진 투자 계획 같은 자세한 부분 말고 필수적이고 총괄적인 부분에 관해서 물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의 구속 기소 관련해 이 관계자는 "구속 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 기소할지 아직 고민하고 있다. 검찰 내 시각 외에도 외부 의견을 경청하고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 정책본부 차원에서 이뤄진 오너 일가의 수백억원대 급여 횡령과 '헐값 매입'으로 일부러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월19일 구속 영장이 기각된 강 사장에 대해 구속 영장 재청구를 결정했다. 강 대표는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때 회사에 8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데 조만간 비공개 소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치현(61) 롯데건설 사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소환에 계속 불응하고 있는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6)씨는 아직 소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에게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여권 무효 조치를 취하는 등 강제 귀국 절차를 밟았지만 이날 검찰 관계자는 "서씨가 안 들어올 것같다. 재판 때는 돌아올 거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저희가 온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9일 이미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8일 신 총괄회장을 방문 조사하며 조사 강도를 높여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출석한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이인원 부회장 장례식장을 나서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장면. 사진/뉴스1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