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 2위이자 세계 타이어업계 12위(매출액 기준)인
금호타이어(073240)가 매물로 나왔다. 금호타이어는 우리은행과 함께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魚)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20일 공고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844주다. 채권단은 우리은행(14.15%)·산업은행(13.51%) 등을 중심으로 지분율 42.1%에 해당한다. 전일종가기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7549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칠 경우 매각 가격은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나면 11월 예비입찰을 거쳐 내년 1월쯤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과거 대주주이자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드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회장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지만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가격을 제시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지난해 금호산업도 같은 방식으로 되찾았다.
하지만 지난해 7228억원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 회장이 1조원 안팎에 이르는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할 만한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 그룹 재건을 완성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미쉐린, 콘티넨탈, 중국화공 등 글로벌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타이어업체들과 10~15위권에 머물고 있는 중국과 인도 타이어업체들도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모펀드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력 타이어업체들이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오늘 매각공고가 나왔으며 이에 따라 내부에서 준비중”이라며 “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아시아펀드를 통해 은행, 증권사 등 복수의 금융기관에 인수금융 조달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을 찾아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