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시장 또다시 불붙어

신세계인터내셔날·형지, 핸드백 시장 가세
기존 브랜드는 R&D·스타마케팅 통해 차별화

입력 : 2016-09-20 오후 5:37:3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핸드백 시장의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2010년 코오롱인더(120110)가 쿠론을 인수한 것을 필두로 2013년에 SK네트웍스(001740)가 루즈앤라운지를, 2014년에 한섬이 덱케를 내놓으면서 국내 패션기업들 사이에서 핸드백 전쟁이 벌어진 바 있다. 쿠론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을 6배 이상 늘렸으며, 덱케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00% 성정하는 등 당시 론칭된 브랜드들이 성장하며 시장이 함께 커졌다.
 
패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이른바 컨템포러리 잡화로 불리는 이들 중가 핸드백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자 최근에는 후발주자들이 신규 브랜드 선보이며 시장 빼앗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은 스타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소재, 신기술을 개발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지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이탈리아 브랜드 '폰타나 밀라노 1915'와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를 론칭하며 4년전 코치를 끝으로 사라진 단독 잡화 브랜드를 부활시켰다. 
 
자체 잡화 브랜드 론칭에도 힘 쏟고 있다. 쿠론을 만든 석정혜 상무를 영입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독립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신규 브랜드가 론칭되기 전까지는 최근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서 강화한 스튜디오톰보이의 액세서리 라인을 통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석 상무가 지휘를 맡았다. 
 
패션그룹형지도 최근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을 론칭하고 서울 논현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명품 아니면 올드한 느낌의 국산 브랜드로 양분돼 있던 핸드백 시장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컨템포러리 잡화 브랜드가 나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이제 막 생겨난 만큼 당분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획일화된 기후가 다변화되면서 젊은 사람들이 찾는 새로운 핸드백 시장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해당 시장이 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비즈니스캐주얼 복장을 확대시행하고 토탈 코디네이션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의류보다 가방이나 모자 등 액세서리 아이템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도 시장 성장의 원인 중 하나다.
 
또 한번 구매하면 오래 쓸 수 있고 하나의 아이템으로도 스타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특징도 핸드백을 불황에 강한 상품으로 만들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국내 패션시장이 1~2% 성장할 때 잡화시장은 5~10%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올해 시장 규모는 2조7991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성장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먼저 시장을 열었던 브랜드들은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며 시장 선도 업체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쿠론은 가방 안에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리면 겉면 엠블럼에 불이 들어오는 스마트백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으며 특허 소재를 이용한 초경량백을 선보이기도 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스타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루즈앤라운지는 전지현을 모델로 쓰고 있으면 쿠론은 황정음, 덱케는 한예슬을 내세웠다. LF(093050)의 헤지스액세서리는 설현을, 질스튜어트액세서리는 김태리를 모델로 기용해 팬사인회 등의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폰타나 밀라노 1915'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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