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하이투자증권의 연내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2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사실상 LIG투자증권 한 곳뿐이다. 전날엔 LOI를 제출했던 사모펀드(PEF) 인베스투스글로벌이 매각 주관사(EY한영)에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은 공개 매각이 아닌 주관사가 인수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프라이빗 딜(수의계약) 방식이어서 절차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현재로선 LOI 제출이 마감되지 않아 추가로 인수 의지를 드러낼 잠재적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가 적은 만큼 딜 클로징(대금납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딜 비즈니스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대기업 계열사인 만큼 인수 후보자 자체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다는 의사가 표명돼야 할 것"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 둘 이상의 유효 경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사옥. 사진/하이투자증권
인수의향을 밝힌 LIG투자증권 외에도
키움증권(039490), 오릭스PE가 하이투자증권 투자정보안내서(IM)을 받아 검토했지만, LOI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기자본이 7000억원대인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초대형 IB로 도약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이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분위기가 꺾인 모양새다. 지난 8월 정부는 대형 IB의 자기자본 기준을 기존 3조원 이상에 더해 4조원, 8조원 이상을 추가해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일 경우 증권사에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외국환업무 등이 허용된다.
이 가운데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및 유상증자 등을 포함하여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확충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높였다. 하지만,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달 초 열린 채용설명회 공식석상에서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시너지 효과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후보자가 추려지면 정식 '프라이스 비딩' 단계를 거쳐야 해 매각가격은 향후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가격 입장차에 따라 매각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인 CJ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 매각가격은 하이투자증권의 장부가격인 8000억원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