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1일 열린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이번 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지만 목표를 향한 진전에 필요한 더 많은 증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며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동결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며 "고용 증가와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을 위한 증거를 보기 위해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켓와치에 따르면 이번 FOMC에 참가한 10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을 나머지는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금리 결정에 3명이나 반대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이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FOMC 위원 가운데 한 명은 연내 금리를 1%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올해 3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AP
옐런 의장은 "연준 위원들 모두가 경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며 "통화정책의 뉴노멀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으며 다양한 관점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번 FOMC 성명에도 매파(금리 인상 주장)적인 발언이 실렸다.
FOMC는 "미국 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위험이 '대체로 균형'"이라며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활동의 성장세도 강해졌다"고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시장은 9월 금리 동결 후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점쳤다.
11월 인상 가능성은 20.8%에서 14.5%로 낮아졌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1주일 가량 앞두고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이미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한다.
옐런 의장은 "연준은 정책결정 과정에 정치를 끌어들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며 "대선 직전 진행되는 다음 FOMC 회의에서 행동을 취하는 것(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랫 동안 계속된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상업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금융 시장의 위험은 오늘날 보통"이라며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정상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 7년간 기준금리를 제로(0%)로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0.25% 올렸다. 올해들어서는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됐으나 연내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