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의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액이 36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25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LG화학은 그동안 28개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총 36조원 규모의 82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발생한 약 2조원의 누적 매출을 제외하면 잔고는 34조원 수준이다.
LG화학은 이를 기반으로 2020년에 전기차 배터리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오는 2018년에는 올해(1조2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3조7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연평균 55% 이상 성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출시되는 2세대 전기차(300km이상 주행) 시장에서만 LG화학은 30조원 이상을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여건이 미비해 수주 금액의 60~70%만 매출로 실현됐으나 최근에는 80~90% 수준까지 올라갔고, 프로젝트에 따라 추가 공급 요청도 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최소 30조원의 매출은 이미 확보한 셈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대규모 수주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대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50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쌓은 노하우로 원가경쟁력·성능·안전성 등 3가지 측면에서 모두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아직 배터리 인증이 이뤄지지 않은 중국에서도 올해에만 총 3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다가오는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시장에서도 현재의 지위를 수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적인 배기가스 매출 및 연비규제 문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안에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폴란드 공장이 건설되면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남경(중국)-브로츠와프(독일)'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LG화학은 이곳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3세대 전기차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최근 차량하부에 장착이 가능한 낮은 높이(100mm 이하)의 모듈 및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원가 절감 및 고용량 셀 개발 기술의 강점을 통해 신규 유럽 고객 발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북미 미시간주에 있는 LG CMI 생산법인, LG CPI 연구법인 등 현지 거점을 활용해 GM·포드·크라이슬러 등 핵심 고객사들의 차기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대규모 수주 성과를 기반으로 가격, 품질 등 모든 면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투자사 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110억달러에서 2020년 320억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과 지난 2월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미국 완성차 업체 크라이슬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미니밴 모델 퍼시피카. 사진/크라이슬러 홈페이지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