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전기차 400km 주행 시대 '성큼'

2020년까지 430억원 투자…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21일 '전기차-이차전지 융합 얼라이언스' 구성

입력 : 2016-09-21 오후 4:08:13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한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가 개발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는 고밀도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프로젝트' 발족식을 개최하고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대거 참여하는 '전기차-이차전지 융합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고 이 날 밝혔다. 융합 얼라이언스 참가 기관수는 27개, 연구진은 230여명에 달한다.
 
이번 융합 얼라이언스에는 산업부를 비롯해 현대차(005380)LG화학(051910), 탑전지 등 전기차와 이차전지 기업이 참여하고, 포스코ESM, 포스코켐텍(003670), 코스모신소재(005070), 일진전기(103590) 등 소재기업들과 전기연구원, 전자부품연구원 등 연구소들도 협업할 계획이다. 
 
김영삼 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은 "이차전지 시장은 한·중·일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은 한국 뿐"이라며 "여러 업체와 기관들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총 43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가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지난해 기준 150Wh/㎏으로 2020년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300Wh/㎏까지 향상된다.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목표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전지의 에너지밀도는 1㎏당 담기는 에너지양으로 밀도가 높아지면 같은 무게에 보다 큰 에너지가 담겨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량은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1회 완충할 경우 191㎞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밀도가 2배 높아질 경우 1회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 거리에 해당하는 400㎞를 달릴 수 있다.
 
김영삼 정책관은 "지금도 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는 있지만 배터리를 추가로 달아야 한다"며 "현재 전기차 배터리와 비슷한 부피·무게인 상태에서 밀도를 2배로 높이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고 새로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시장은 정보통신(IT)기기용의 소형전지에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이차전지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약 30%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유망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전지협회에 따르면 올해 73억8000만달러인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 시장은 2020년이 되면 196억8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지난해 5억달러 규모였던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출이 2020년 37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프로젝트의 구체적 개발 내용으로는 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양극과 음극, 전해액, 분리막 등 4대소재 혁신을 위한 기술개발 이 추진된다. 
 
양극 소재의 경우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지는 니켈의 함량을 기존 50~60% 수준에서 80%까지 끌어올린 고전압용 소재가 개발된다. 음극소재는 기존 흑연계만의 소재에서 실리콘·탄소소재 복합 음극활물질을 개발, 단위 부피 당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공간을 늘리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배터리 내부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의 흐름을 담당하는 전해액은 5.0볼트 고전압에서도 전기화학적으로 안정한 상태가 유지되는 물질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분리막은 전지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두께를 기존 20㎛(마이크로미터)에서 18㎛로 줄이고, 열팽창을 막기 위한 다층 구조의 분리막 코팅 기술이 도입된다.
 
정만기 산업부 1차관은 발족식에서 "고밀도 전지 개발 프로젝트는 한국이 세계 전기차 및 이차전지시장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이차전지는 바늘과 실처럼 유기적인 연계산업이므로 융합 얼라이언스 활동을 통해 기업 간에 긴밀히 협력하여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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