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해 11월1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25일 끝내 숨졌다. 쓰러진지 317일 만이다.
백씨가 입원해있던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오후 1시58분, 백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했음을 공식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백씨의 임종은 장녀 백도라지씨와 부인 박경숙씨 등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당시 경찰의 직수 살수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며 중태에 빠졌던 백씨는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전날부터 혈압이 떨어지며 위독한 상태였다.
백씨의 사망 직후 야권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고인을 위로하는 한편 정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선생이 칠순생일날 유명을 달리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끝까지 경찰의 살인진압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의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어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 고인의 원한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국에서 백씨의 부검 필요성을 제기한데 대해 박 대변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고인에 대한 부검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검찰의 부검은 경찰의 살인적 진압을 은폐하고 사망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앞에서 백남기 대책위가 백남기 농민 상황을 설명하고 입장을 발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