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부산항은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의 약 64%를 처리하는 우리나라 수출입의 관문이자 최대 항만입니다. 동시에 전 세계 500여 항만과 연계된 해운물류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동북아환적중심항만입니다. 한진해운 사태로 화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해운물류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부산항에 기항하는 동맹선사들을 밀착관리하고, 연근해 선사들의 인센티브 규모를 확대하는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전국 항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예종 사장을 만나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부산항만공사의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우 사장은 "사태 조기 해결을 위해 공사 내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환적화물 이탈을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부산항을 세계 2대 환적거점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부산항만공사는 지난달 2일 경영본부장과 국제물류사업단장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물류대란 해소에 공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사진/부산항만공사
-한진해운 사태 아후 부산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초 비상대책본부를 꾸렸는데, 조직 구성과 조직별 업무는 어떻게 구성됐나.
▲지난 8월31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공사는 이틀 후인 지난달 2일 0시를 기해 부산 신항에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공사 경영본부장과 국제물류사업단장을 공동 단장으로 총괄팀, 운영지원팀, 마케팅팀, 대외협력팀 등 4개팀 총 37명으로 꾸려졌다.
비상대책본부는 부산항 이해관계자에 대한 경영지원 및 비용 문제 해결하고 항만관련업체별 경영안정 및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항만업계의 애로사항 파악, 공유 등을 통해 조기에 해소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책수립에 필요한 자료와 대안을 제시해 정책화를 유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지원비 등 각종 소요예산을 비상대책본부 전결로 처리하는 등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이와 함께 공사 내 중국, 일본, 유럽대표부를 통해 글로벌 해운시장 동향, 화주동향, 부산항 환적화물 동향도 밀착 점검하고 있다.
-이번 한진해운 사태로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70%를 차지하는 부산항의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물동량 감소치는 얼마나 되나.
▲부산항은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의 약 64%를 처리하는 우리나라 수출입의 관문이자 최대 항만이다. 올해 국내외 경기침체 및 글로벌 해상물동량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증가한 632만7000TEU로 집계됐다.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한 지 1달 정도 밖에 안 됐고, 한진해운 선박의 비정상 운항에 따른 추가 하역작업 등이 계속되고 있어 현재까지는 수출입 물동량 감소에 대한 정확한 수치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부산항 물동량에 대한 분석을 통해 증감현황을 면밀히 추적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부산항 환적물량 1000만개 시대를 열었는데 올해도 가능할 지. 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대책이 있다면.
▲부산항은 전 세계 500여 항만과 촘촘하게 연계된 해운물류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동북아환적중심항만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환적화물이 전체화물의 52%를 차지해 1000만개를 넘었다. 올해 부산항의 환적화물처리목표는 1050만개로 8월까지 659만4000TEU의 환적화물을 처리했다.
한진해운이 연간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은 연간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00만개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속해 있는 CKYHE 얼라이언스 내 외국선사들의 환적물량도 40만개에 이른다. 한진해운 물량이 사라지거나 얼라이언스에서 제외되면 부산항의 환적화물 유치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그 동안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및 신규화물 집하능력 증대에 매진해 왔고, 이번 한진해운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해 한진해운 소속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선사 본사 방문, 대체선박 투입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또 부산항에 기항 중인 모든 선사를 대상으로 ITT(Inter Terminal Transshipment, 타 부두 간 환적화물 처리) 비용지원을 확대하고 파나마 운하 확장개통에 따른 대형선 유치 인센티브 등 공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공 컨테이너 장치장 및 위험물 장치장 마련 등 인프라 시설 확대를 통해 환적화물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한진해운 사태 조기해결 및 물동량 유지를 위해 대체선박 투입 지원 및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등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책이 있다면.
▲부산항을 기항하는 동맹선사 관리를 위해 대대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의 선박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 항만시설사용료가 100% 면제된다. 다만 올 9월부터 12월까지 각 선사별 환적(T/S)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을 유지한 경우에 한해 지원한다. 총 지원규모는 선박입출항료 13억원, 접안료 4억6000만원 등 총 17억6000만원에 달한다.
부산항을 기항지로 추가하는 동맹선사 선박에 적재되는 환적화물에 대해서도 화물 처리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지난달 1일 0시 이후 입학선박부터 적용됐으며 올 연말까지 지속된다. 해당 선박의 아웃 바운드 환적화물에 대해 20ft 컨테이너는 1만원, 40ft 컨테이너는 1만5000원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 총 10억7500만원을 배정했다.
연근해선사에 대한 인센티브 한도도 높였다. 연간 SOC(화주컨테이너) 환적 5000TEU 이상 처리한 연근해 선사를 대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9~12월) 증가 물량에 대해 TEU당 5000원을 지급한다. 지원 대상 물량은 18만8000TEU로 예상되며, 지원규모 9억4100만원에 달한다.
또한 한진해운 물량 전량이 타 사로 유입될 경우를 대비해 인센티브 지원금 17억4000만원(34만8000TEU×5000원)을 추가로 확보해둔 상태다.
화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지난달 1일 이후 한진해운 선박을 대체해 투입된 선박에 대해 연말까지 항만시설사용료를 100% 감면해준다.
아울러 항내 ITT(타 부두 간 환적화물 처리) 및 북항과 신항 간 ITT 지원한도도 확대한다.
항내 ITT 지원한도는 기존 43억원에서 93억원으로 50억원 증액했으며, 북항과 신항 간 ITT 지원한도는 48억원에서 55억원으로 7억원 늘렸다.
한진해운신항만(HJNC) 임대료 납부도 유예한다. 공사에서 부과, 징수예정인 올 10~12월분 임대료의 납부를 당초 납부기한으로부터 6개월간 유예한다. 이 기간 임대료는 78억49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 한진해운신항만에서 반출 또는 화주가 반납하는 한진해운 관리 공 컨테이너에 대해 공용 공 컨테이너 장치장 및 임시장치장 사용료를 면제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현재는 한진해운 선박의 하역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공사가 관리하는 28척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18척이 20피트 기준으로 5만4850여개의 컨테이너를 내렸다. 이달 초까지는 남은 10척의 화물도 모두 하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신항 PNC 터미널 회의실에서 열린 터미널 운영사 대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