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게 되면 임산부들에게 요구되는 영양소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태아의 성장과 건강한 출산을 위해 다양한 영양소들을 골고루 섭취해줄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시세끼만으로 영양소들을 충분히 보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많은 임산부들이 따로 임산부 영양제를 섭취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엽산은 임신준비기인 임신 전 3개월부터 임신 후 12주까지 꾸준히 섭취해줘야 하는 영양소로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임신 초기에 엽산을 충분히 섭취해주지 않으면 신경관 결손과 구순열, 무뇌아 같은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신 엽산제를 고를 때 임산부들은 대개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얻곤 한다. 이때 엽산의 흡수율을 강조하며 합성 엽산을 권장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임신 엽산제는 체내 흡수율보다 대사율을 따져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합성 엽산의 경우 화학적인 공정을 통해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엽산의 구조를 똑같이 따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일 구조의 합성 엽산은 그 함량을 마음대로 높일 수 있어 체내 흡수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대사되지 않고 몸 속을 떠돌아다니며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 천연 엽산의 경우 유산균과 채소, 과일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친숙한 음식들에서 그 원료를 추출해 사용한다. 그렇다 보니 합성 엽산처럼 고함량의 엽산제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대신 그 안에 체내 대사를 돕는 각종 보조인자들이 함께 들어있어 보다 안전하다.
하지만 그 원료를 천연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100% 천연원료 엽산제라 보긴 어렵다. 엽산 분말을 알약으로 만들기 위해 실리카, 스테아린산마그네슘 등의 첨가물들이 따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첨가물들은 장기간 섭취 시 구토와 설사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화학 부형제나 코팅제까지 모두 배제한 ‘無부형제 공법’으로 천연에 훨씬 가까운 안전한 100% 천연원료 엽산제를 만드는 곳도 생겨났다.
임신 초기 엽산제는 꼭 필요한 임산부 영양제지만 산모들은 더 꼼꼼히 따져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 어떤 성분이 쓰였는지, 몸 안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대사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때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