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올 상반기 세계 TV시장의 판매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TV 판매량도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상 최초다. 특히 '혁신'이란 호평 속에 등장한 커브드(곡면)TV도 내년부터 판매량이 감소해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TV 판매대수는 2억2165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억3492만대에서 지난해 2억2781만대로 줄었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TV 판매량의 감소는 업계에서조차 예상치 못했다. 오히려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스포츠 이벤트로, 고화질·대화면 TV로의 교체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견됐다. 현실은 '특수'의 실종이었다. 올림픽이 열렸던 남미에서조차 올 상반기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2%나 감소했다.
특히 내년부터 커브드TV의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눈에 띈다. IHS에 따르면 올해 전체 TV 시장에서 커브드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오는 2017년에는 3.3%, 2018년 2.8%, 2019년 2.3%, 2020년 1.8%로 해마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 일반 평면 TV의 비중은 올해 96.5%에서 매해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 2020년에는 98.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커브드TV는 2013년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동시에 선보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디자인으로 'TV=평면'이라는 편견을 깨며 찬사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SUHD TV에 커브드TV를 포함시켰으며, LG전자도 OLED TV 라인에 커브드TV를 더해 시장 확장 및 수익성을 보전했다. 중국의 하이센스·하이얼·TCL 등도 앞다퉈 커브드TV를 선보이며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하지만 특유의 곡면 한계를 딛지 못하고 TV 시청의 불편함이 제기되면서 커브드TV의 대중화에도 제동이 걸렸다. IHS는 "곡면 형태의 TV는 HDR, OLED 등 다른 TV 이슈들에 비해 오래갈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고, 미국의 리뷰드 닷컴은 "커브드TV를 정면에서 벗어난 다른 장소에서 보면 오히려 화면이 비치거나 잘 안 보일 수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기술의 한계는 위기에 직면한 TV 업계가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다.
소비자가 삼성 커브드 UHD TV를 통해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