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과잉공급 우려 해소를 위해 미분양 위험에 따라 주택 공급량을 관리하는 미분양 관리지역이 이달부터 지정됐다. 사업성이 부족한 단지들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밀어내기식 분양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른바 '잘되는 곳'으로 몰리는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매달 미분양 주택수와 인허가 실적, 청약 경쟁률, 초기 분양률 등을 고려해 지정한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사업 용지를 매입할 때 HUG로부터 사업성 평가 심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를 받지 않으면 분양보증 신청 시 보증심사가 거절되는 등 신규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관리지역에서 분양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지사 심사와는 별도로 본사 심사까지 추가로 받게 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이달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24곳에 이른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 중구·연수구, 경기 고양·광주·남양주·시흥·안성·평택 등 8곳, 지방은 광주 북구, 울산 북구, 강원 춘천, 충남 공주·아산, 충북 제천·청주, 전북 군산, 전남 나주, 경북 영천·예천·칠곡·포항, 경남 김해·고성·창원 등 16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신규로 분양에 나설 예정인 건설업체들은 바로 된서리를 맞았다. 일정을 조절하거나 분양자체를 재검토하는 업체들도 있다.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분양시장 열기가 꺾이기 전에 물량을 털어내려 했지만 분양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에 수요가 검증된 인기단지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업장들도 있다. 오히려 일부 사업장의 사업 추진 난항에 수요자들이 오히려 몰릴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남양주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다산신도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월산지구와 녹촌 등 화도읍에 대부분 몰려있다"며 "다산은 오히려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미분양이 단 한 가구도 없다. (남양주에서)유일하게 분양 호황을 누리는 곳이라 오히려 당해지역 청약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남양주 미분양 물량 1555가구 중 별내동 13가구를 제외한 1542가구가 화도읍에 집중됐다.
같은 지역이 아니라도 지역에 따른 단지별 분양시장 온도차는 확연하다.
지난 5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초 재건축 단지는 평균 3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서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인천 연수와 영종하늘도시, 김포 한강, 화성 송산 등에서는 1순위 마감에 대거 실패했다.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등 정부의 분양시장 공급조절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예비청약자들이 청약에 나설 때 어느 정도 수요가 검증된 곳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 인기지역의 경우 수천만원부터 수억원에 이르는 웃돈이 붙으면서 가수요 유입이 많아 인기 단지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