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M&A(인수합병) 매물로 평가 받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중국의 ‘켐 차이나’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외국인에게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국영 기업인 ‘켐 차이나(Chem China)’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검토 중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64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면 매각가는 총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은 다음달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인수참여 기업들의 실사를 거친 뒤 내년 초 본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이 1조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문제는 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의 켐 차이나가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박 회장은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켐 차이나는 지난 3월 세계 5위 타이어 회사인 이탈리아 피렐리를 인수한 바 있어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무엇보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타이어 제조사가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고, 금호타이어의 경우 최근 미국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중국 난징, 창춘, 텐진 등 4개국 9개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켐 차이나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피렐리가 유럽 및 북미 지역을, 금호타이어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할 수 있게 돼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제 26회 한일재계회의'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국 국영기업의 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박 회장은 1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상태를 감안하면 금호타어이 인수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다만,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졌고, 재계 인맥이 뛰어나 투자자와의 컨소시엄 형태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통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20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보유주식 6636만9000주(지분율 42.1%)에 대한 매각을 공고했다. 중국 업체는 물론 일본계 브리지스톤과 요코하마타이어, 프랑스 미쉐린 등이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서울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6 서울 국제 트래블마트 개막식에 박삼구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