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처럼"…캡슐컬렉션 봇물

유행·날씨 등을 유연하게 반영…명품 유통기간 단축시키기도

입력 : 2016-10-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이 트렌디함을 앞세우는 '캡슐컬렉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캡슐컬렉션은 봄·여름(SS)과 가을·겨울(FW) 단위로 발표하는 기존 컬렉션과 달리 특정 시기를 정하지 않고 제품 종류를 10~20개로 줄여 작은 단위로 발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컬렉션의 몸집을 줄인 만큼 2주에 한번씩 신제품을 출시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처럼 유행이나 날씨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색다른 제품을 출시해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이용하며 새로운 소비자층에게 어필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093050)는 최근 운영 중인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의 온라인 캡슐컬렉션인 '알레그리 그레이'를 출시했다. 첨단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는 알레그리의 기본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보다 트렌디한 디자인의 상품을 내놨다. 온라인몰을 겨냥한 캡슐컬렉션인 만큼 상품 가격도 낮췄다. 기존 알레그리의 코트는 200만원 안팎의 가격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알레그리 그레이의 코트 가격은 100만원 이하다. 
 
LF의 헤지스는 지난 시즌 선보인 디자이너 피터젠슨과 콜라보한 캡슐컬렉션이 인기를 끌자 올 FW 시즌 두번째 캡슐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캐주얼 브랜드 럭키슈에뜨는 세계적인 온라인 패션 쇼핑몰인 '육스(yoox)'와 손잡고 10개 스타일로 구성된 독점 캡슐컬렉션을 선보였다. 육스는 과거 마르니 등과 캡슐컬렉션을 진행했던 곳으로 이번 캡슐컬렉션 론칭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는 이번 캡슐컬렉션을 통한 럭키슈에뜨의 해외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럭키슈에뜨는 해외에 직접 진출을 하지는 않고 편집숍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캡슐컬렉션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유통기간을 단축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보통 명품 브랜드는 계절에 앞서 컬렉션을 미리 선보이고 몇달 뒤 판매하는 관행을 갖고 있는데 캡슐컬렉션을 통해 쇼와 판매를 동시에 하기 시작했다. 
 
타미힐피거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유명 모델 지지 하디드와 함께 만든 캡슐컬렉션인 '타미X지지'를 선보였는데 쇼를 보는 동시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캡슐컬렉션을 이용하면 전체 컬렉션을 바꿀 필요 없이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색다른 묘미를 주거나 고객 취향, 계절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다"며 "몇년 전부터 나온 개념이지만 최근 더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럭키슈에뜨'가 글로벌 온라인 패션 쇼핑몰 '육스'와 함께 선보인 캡슐컬렉션.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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