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악재' 갤노트7 '발목'…삼성SDI 적자 '난감'

증권업계, 적자폭 늘어 8300억원대 연간 영업손실 예상

입력 : 2016-10-17 오후 3:24:54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케미칼 사업을 롯데에 넘긴 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삼성SDI(006400)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등의 악영향으로 연내 적자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시카우(수입창출원)'였던 케미칼 사업이 부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용 소형 전지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해 연간 적자액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가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중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아직 이익을 내는 구조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사업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삼성SDI의 성장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갤럭시노트7 사고 원인이 배터리 문제로 귀결될 경우 실적 악화는 물론 대외적인 사업 수행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17일 뉴스토마토가 최근 2주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주요 증권사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삼성SDI는 올해 연간 830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98억원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보다 무려 13.8배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는 삼성SDI가 올 3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액 수준인 563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90억원의 흑자를 낸 케미칼 사업을 롯데에 넘긴 상황에서, 중대형 전지가 빈자리를 메워주지 못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과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재개 여부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올 2분기까지만 해도 "하반기에는 중대형 전지 수익성이 개선되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갤럭시노트7의 리콜·단종으로 전지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던 소형전지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업계는 쉽게 반등 시점을 점치지 못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노트7의 폭발 영향은 연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영업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도 "소형전지는 3분기 원통형 전지 물량 감소와 리콜비용 반영 여부에 따른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8에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들어가면서, 이 회사의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의 지분법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SDI는 오는 27일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삼성SDI 본사 전경. 사진/삼성SDI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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