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이른바 현대차 3인방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 3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74% 감소해 동반부진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차 3인방은 신흥 시장공략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증권전문 리서치기관인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3분기 연결기준(IFRS) 매출액 22조847억원, 영업이익 1조2660억원, 당기순이익 1조2624억원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4%, 15.82%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지난 5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연간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을 기록한 현대차는 2014년 7조5500억원, 2015년 6조3579억원으로 매년 성장세가 가파르게 떨어졌고, 올해 영업이익은 5조9994억원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기아차(000270)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6309억원, 영업이익 5549억원, 당기순이익 62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6%, 18.09% 급락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평균 20% 수준의 영업이익이 성장했으나, 3분기 들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도 2013년 연간 영업이익 3조1771억원, 2014년 2조5725억원, 2015년 2조3543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5878억원이 예상되면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지만, 올해 기아차 노사 임금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조7150억원, 영업이익 6613억원, 당기순이익 7321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1.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최근 3년간 현대차 3인방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저성장 기조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산업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연산 1000만대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2010년부터 연간 10% 내외의 성장을 유지하면서 현재 1750만대 수준까지 회복됐다.
문제는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추가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9월까지 미국의 누적 성장률은 전년 대비 0.1%에 지나지 않고 있다. 중국시장은 연간 2270만대(승용 기준) 수준의 시장 규모를 보인다.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12.9%로 여전히 높지만, 올 연말 취득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기 때문에 내년 수요 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8일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창저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노조 악재 등을 글로벌시장을 통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허베이성에 4번째 공장을 완공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창저우 공장 준공을 통해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중국 서부지역의 경우 경제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 받는 지역이다. 기아차도 올해 중남미 공략을 위해 멕시코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러시아와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가파르게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신흥국 환율 등 다양한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다.
현대차 기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인도공장(HMI)은 지난해 초 순이익률이 2.6%에 그쳤으나, 올해 3분기 5.6%까지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같은 기간 누적 출고판매는 59만2000대에서 66만6800대 규모로 끌어올렸다. 러시아공장(HMR)도 지난해 3분기 순이익률이 마이너스 9.3%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0.6% 수준으로 선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해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