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국세청이 5조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정성립,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수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에 100여명의 직원들을 파견했다. 이날 국세청은 재무·회계 담당부서를 중심으로 회계장부와 하드디스크 등을 수집해 가는 예치 조사까지 진행하면서 수사에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 고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014년 국세청 세무조사는 해외 프로젝트 커미션 등을 집중 조사했다”면서 “이번에는 국세청이 DSME클럽과 부동산 자료 등 전방위적 압수를 통해 정성립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거제 조선소는 전임 사장들의 비자금 인수 인계로 다음주 관련 임원들의 검찰 소환이 임박 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비자금 창구인 이창하 씨는 정성립 사장·조욱성 부사장 때부터 대우조선해양의 공사를 도맡아 왔고, 이 씨가 만든 비자금이 정성립→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서 검찰 역시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정성립 사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를 추가 압수 수색한 바 있다. 지난 6월 고재호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한 뒤 관련 자료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본사 인사팀 사무실을 집중적으로 압수 수색했다. 고재호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성과급을 받기 위해 매출액을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5조7059억원 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세금탈루 등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세금 미납 사실이 드러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