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미분양 리스크가 예상되는 지역의 주택공급량 관리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한 미분양관리지역 내에서도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관리지역으로 지정됐지만 1순위 대거 미달을 기록하며 고전하는 곳이 있는 반면, 여전히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청약 열기를 내뿜는 지역도 있다.
중구와 연수구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인천의 경우 같은 지역 내에서도 청약성적이 크게 엇갈렸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 방안이 추가로 나올 경우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1일 지정된 미분양 관리지역은 전국 총 24개 지역이다. 미분양 주택수와 인허가 실적, 청약 경쟁률, 초기 분양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업부지를 매입할 때 분양보증 예비심사 대상이 되며, 분양보증 신청 시 지사심사와 별도로 본사심사도 받아야 한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 연수·중구를 비롯해 경기 고양·광주·남양주·시흥·안성·평택 등 8곳 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 지역 가운데 이달 분양을 진행한 곳은 인천 연수구 2개 단지, 중구 2개 단지, 경기 남양주 2개 단지, 광주 2개 단지 등 총 8개 단지다.
이달 1일 미분양 관리지역 선정 이후 지역 간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같은 구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다산신도시 견본주택 모습. 사진/더피알
우선 경기 지역의 경우 지역별로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남양주에서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다산신도시 센트럴 에일린의 뜰'은 559가구 모집에 9185명이 몰리며 평균 16.4대 1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또 '다산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2차'는 979가구 모집에 8660명이 접수해 평균 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반면, 광주는 2개 단지가 공급에 나섰지만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하며 향후 완판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개 단지는 전용 62㎡와 72㎡A가 가까스로 1순위에서 마감을 기록했지만 72㎡B, 72㎡C, 72㎡D, 84㎡ 등 4개 주택형은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 접수 끝에 모집 가구수를 채울 수 있었다. 또 다른 1개 단지는 5개 주택형 가운데 단 1개 타입도 1순위 마감을 기록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인천은 지역 내에서도 청약 성적이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연수구에서 분양에 나선 2개 단지 가운데 1개 단지는 평균 12.4대 1로 무난히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반면, 1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미달이 나며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
광주 태전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호재와 전셋값 상승으로 실수요자가 많아 예상보다 선방했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공급물량이 워낙 많아 지역 내 수요는 많이 소진됐을 것이다. 대출규제도 시행돼 실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에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지구가 아닌 경우 분양 계획 자체를 접은 소형 단지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또 규제 완화보다는 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미분양 관리지역 내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다산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는 "남양주도 그렇지만 수도권에어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분양 예정인 중소 단지들은 분양 시기를 못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검증된 지역이 아니고서는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다. 정부가 분양시장 관리에 나서면 (양극화는)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