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접어든 채권시장…"매수기회" vs "신중한 접근"

"남은 4분기 채권투자 불리"…단기물·비우량물 중심 약세

입력 : 2016-10-24 오후 3:58:2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예년보다 다소 이른 비수기를 맞아 시장 약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 효과가 일부 빠르게 확산되면서다. 특히 단기물의 경우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며 장단기 금리차 확대 흐름을 3주 넘게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0.4bp(1bp=0.01%포인트) 오른 1.385%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지표금리는 1.4bp 하락한 1.612%에 마감했다. 계속된 약세 경계감에 일부 되돌림한 결과다. 3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더 벌어졌다. 3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지난 한 주 1.4bp 벌어지며 3주 연속 확대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주 1.381%에 마감, 전주 대비 6.2bp 상승했고 국고채 10년물은 1.626%로 같은 기간 7.6bp 오르면서다. 신용스프레드 또한 금리의 변동성 확대와 투자심리 위축에 비우량물을 중심으로 추가 확대에 나섰다. 회사채 AA-(45.6bp)의 경우 전 주말 대비 2.7bp 올라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서둘러 비수기로 접어든 데는 국내 정책기대가 내년으로 이연됐다는 점에 기인한다. 남은 4분기는 채권투자가 불리한 시기라는 학습효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시장의 상단 탐색이 11월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금리반등은 물가채 투자에 있어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1.40%와 국고채 10년물 1.70%의 상단은 여전히 유효하고 단기물 상승압력이 높아 커브플랫이 예상보다 빨라질 공산이 크다"며 "11월 중반까지 시장은 상단을 확인하며 저가 매수 타이밍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BEI(기대인플레이션)가 100bp까지 오를 기회라는 인식이 물가채 투자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내년 2월까지는 물가 기저효과가 큰 구간이다. 당장 물가채 투자로 버텨가는 전략이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SK증권은 11월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오히려 단기물 매수 기회를 탐색해도 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연말 은행채 공급 물량 확대우려와 단기자금시장의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 외국인 매도흐름으로 비롯한 단기물 수급 우려는 글로벌 통화정책과 이벤트를 감안했을 때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수급 측면에서 볼 때 11월 단기물 시장을 둘러싼 우려는 조금 덜어도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반면 투자심리가 안정되기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고 최근 금리상승으로 가격부담이 완화돼 일시적 하락을 기대해볼 수 있겠으나 추세를 형성하긴 어렵다. 상승 리스크 또한 여전히 높다"며 "높은 변동성으로 금리흐름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고 자본이익 매수 기회는 추후 엿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예년보다 다소 이른 비수기를 맞아 시장 약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 효과가 일부 빠르게 확산되면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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