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유통 다각화 '집중'

유통채널 넓혀 소비 양극화에 대응
온라인·마트·아웃렛 등 중요성 커져

입력 : 2016-10-31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패션업계의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유통 채널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양한 가격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유통 포트폴리오를 백화점 중심에서 온라인과 마트 등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유통 포트폴리오를 넓혀 가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온라인 유통채널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온라인 의류·패션 소매판매액은 8조5000억원으로 2005년 1조6000억원 대비 5배 넘게 증가했다. 
 
패션 대기업의 매출 중 온라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두자릿수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2010년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인 LF(093050)는 올해 온라인을 통해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매출액 대비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LF는 질바이질스튜어트, 일꼬르소, 토니노 람보르기니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운영·도입하고 모바일앱을 리뉴얼 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000830) 패션부문은 지난해 통합몰을 론칭하며 온라인 매출을 1년만에 200% 넘게 신장시켰다. 지난 2010년 전체 매출 대비 2% 수준이었던 온라인 사업 비중은 올해 10%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온라인몰 SI빌리지를 오픈한데 이어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도 자사 브랜드를 모은 온라인몰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있는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이어지고 있다. 
 
마트와 홈쇼핑 또한 패션업계의 주요 유통채널로 부상 중이다.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마트, 홈쇼핑 업계와 중저가 유통망을 확충하려는 패션업계의 니즈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마트(139480)에서 유통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데이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효자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000억원으로 국내 SPA 시장에서 유니클로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연평균 성장세는 36%로 2023년 매출 1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타사 유통채널도 적극 활용 중이다. 최근 11번가와 손잡고 PB브랜드 '레어하이'를 론칭했고, 지난해에는 GS홈쇼핑(028150)과 함께 여성의류 브랜드 '에디티드'를 출시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며 패션 브랜드의 2년차 재고 소진 채널로 주로 활용되는 아웃렛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웃렛 매출 규모가 2008년 6조원에서 작년 13조원으로 두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추산했다. 아웃렛의 주 매출원이 의류임을 감안하면 의류 소비의 상당 부분이 아웃렛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평균 판매 가격이 백화점보다 낮은 온라인과 마트, 아웃렛 등으로 유통채널이 옮겨가면서 정상판매가율은 하락하지만 고정 운영비와 수수료 등이 절감되며 오히려 효율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널이 바뀌는 초기에는 기존 채널과 상충하며 마진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지만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브랜드들이 판매 채널이 늘어나고 효율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LF몰 모바일앱. (사진제공=LF)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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