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 ADHD 의심해 봐야

입력 : 2016-11-01 오후 4:38:58
워킹맘 서씨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한 아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초등학생 정도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야기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기 위주로 이해하는 것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도 처음에는 잘 놀다가 시간이 흐르면 자기 위주로 이야기하고 주도하려고 해 친한 친구가 별로 없다.
 
이처럼 자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부모가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많다. 어린 아이들이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일수도 있지만 아이가 대화하는 것이 유달리 답답하거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말이 안 통하는 모든 아이가 무조건 ADHD인 것은 아니지만 어려서 그렇다고 방심하고 지나가면 ADHD를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그로 인해 학습이나 교우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인재 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서울대 인지과학, 분당센터 소장)산만한 행동은 발달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모습이고 심지어 어른들도 모든 상황에서 완전히 집중력을 유지하는 일은 힘들다. 시쳇말로 멍 때리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자주 나타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DHD가 있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산만함은 이러한 일반적인 발달 과정상에서 비롯되는 산만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줄인 말로 우리말로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미국정신의학회의 DSM-IV 진단기준에서는 학령기 아동의 3~5%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로 주의력 부족이나 충동성, 과잉행동 등이 핵심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사실은 집중력 저하나 행동억제의 어려움과 같은 전두엽 기능저하가 가장 두드러지는 판단요소이다.
 
이 소장은 “ADHD 아동들의 뇌파연구에서 대상군들이 정상 아동들에 비해 중추신경계의 저각성을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전두엽은 외부자극에 반응해 정보해석 및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고 규칙을 따를지 혹은 따르지 않을지 등을 결정하는 뇌의 중요기능 담당한다고 말했다.
 
ADHD 아동들은 전두엽 부위에서 서파가 더 많이 관찰되는 반면 beta파와 같이 집중력에 관여하는 뇌파는 적게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DHD의 발병시기는 보통 3세 경이고 남아가 여아보다 3~6배 정도 더 많다.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증상군은 남자에서 많은 반면, 부주의 증상군은 남녀별로 유사하다.
 
2007년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ADHD 아동의 경우 뇌의 성숙이 평균적인 아동의 발달과정에 비해 3년 정도 지연된다고 보고된바 있다. 보통 아이들은 7세 전후가 되면 대뇌피질의 절반이 성숙되지만 ADHD 아동들은 10세 전후가 되어야 보통 아이들 수준으로 성숙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만일 자녀가 학교 입학 후 적응기간을 마친 후에도 수업 중 산만한 행동을 빈번하게 유지한다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을 알아보는 것도 조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심리과학연구소의 연구협력 기관인수인재두뇌과학은 뇌기능검사, 아동정서평가, 종합주의력검사를 통해 개별 아동에 대한 개별치료 프로토콜을 수립해 최선의 치료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전문상담 및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에 근거한 뉴로피드백, 바이오피드백, 인지훈련, 감각통합훈련, 청지각훈련, 시지각훈련 등 체계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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